가면 퍼포먼스에 인공기 불태우려 시도…북한 예술단은 국립극장서 리허설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김예나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10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인공기를 불태우려 하는 등 반북시위가 이어졌다.
태극기시민혁명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8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와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면을 쓴 사람이 각각 문 대통령·김 위원장·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가면을 쓴 세 사람을 포승줄에 묶어 끌고 가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 가면을 쓴 사람은 문 대통령 가면을 쓴 사람에게 영어로 "당신은 해고됐다. 한국을 떠나라(You fired. Get out of here Korea)"라고 외쳤다. 김 상임위원장 가면을 쓴 사람에게는 '죄명 평양올림픽'이라고 쓴 종이도 들도록 했다.
김 위원장 얼굴 사진과 인공기, 한반도기를 난도질한 채 들고 행진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김 위원장 두상에 일부 참가자는 인공기를 불태우려 시도했다가 경찰의 제지로 가로막혔다.
집회 주최 측은 "대한민국을 적화시키려는 세력이 있는데 이를 막지 않으면 김정은 체제에서 굶어 죽거나 고문치사 당할 것"이라고 문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수기(手旗)와 '문재인 OUT', '평양올림픽 OUT'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와 행진을 벌였다.
자유대한호국단 등 다른 반북단체들도 종로구 대학로와 광화문 등지에서 연이어 집회를 열고 평창올림픽에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만들어 출전한 것을 비난했다.
한편, 국립극장 공연을 하루 앞두고 서울에 도착한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은 곧바로 공연장을 찾아 리허설을 했다.
이날 오후 3시 20분께 단원들과 함께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을 찾은 현송월 단장은 현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관계자들에게 밝게 웃으며 인사하는 등 여유를 보였다.
현 단장은 분장실·대기실로 통하는 극장 뒤편 출연진 출입구로 입장하는 내내 웃는 모습을 보였지만 "서울 공연이 강릉 공연과 같은가", "서울 다시 오신 소감은 무엇인가" 등 기자들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다른 단원들도 무표정한 모습으로 현 단장의 뒤를 따랐다.
단원들은 8일 강원도 강릉 공연 당시 이후 입었던 검은 바지와 가슴께에 인공기를 부착한 자주색 티셔츠를 입었다.
이들은 공연장 조명과 음향 등을 점검하고 저녁 늦게까지 최종 마무리 연습을 할 예정이다.
앞서 이들은 오전 9시 10분께 버스로 강릉에서 출발해 낮 12시 25분께 숙소인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 도착했다.
현 단장은 호텔 관계자에게서 꽃다발을 받는 등 환대를 받고 활짝 웃어 보이기도 했다. 일부 단원도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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