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국기 없이 출전하는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들이 남자 쇼트트랙에서 첫 메달을 신고했다.
세멘 옐리스트라토프(28)는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10초687만에 결승선을 통과, 임효준(한국·2분10초485)과 싱키 크네흐트(네덜란드·2분10초555)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OAR가 평창올림픽에서 획득한 첫 메달이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국가 주도로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결정에 따라 평창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다.
다만 IOC는 엄격한 검증을 통과해 도핑에서 자유롭다는 것이 인정된 169명의 선수에 대해서만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lympic Athletes from Russia·OAR) 소속으로 평창올림픽에 선수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유니폼에 러시아를 떠올릴 만한 소재를 전혀 쓸 수 없으며, 메달을 딴 뒤에도 국기 대신 오륜기가 올라가는 것을 봐야 한다.
그러나 러시아 선수와 국민은 IOC의 이런 결정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온 옐리스트라토프의 말에도 가시가 돋쳐 있었다.
옐리스트라토프는 "러시아 스포츠가 처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해냈다는 것이 기쁘다"면서 "이 메달을 불공평한 방식으로 올림픽에서 배제된 모든 이들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두 개의 종목이 남아 있고, 나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올림픽 메달은 예측할 수 없다. 어떤 이들은 우리가 쇼트트랙에서 메달을 전혀 따지 못할 것이라 했지만 보라, 여기에 있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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