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자원봉사자' 맡아 관동하키센터서 관객들 안내
"쇼트트랙 금메달 정말 뭉클…이래서 국민이 응원해 주시는구나"
(평창=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사격 '황제'를 넘어 '신'으로 불리는 진종오(39·KT)한테 올림픽은 언제나 피 말리는 승부의 현장이었다.
진종오는 2004년 아테네 대회를 시작으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하계올림픽에 총 4차례 출전해 무려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수확했다.
이런 진종오는 요즘 특별하고 생소한 경험을 하고 있다.
일반 국민이자 '스페셜 자원봉사자' 자격으로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여해 아무 부담 없이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를 마음껏 즐기고 있다.
진종오는 11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관객들에게 자리 등의 안내를 해주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연합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대한체육회 관계자한테 스페셜 자원봉사자 얘기를 듣고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에 신청했다"면서 "'스페셜'이라는 표현이 붙었지만 다른 자원봉사자들과 하는 역할은 똑같다"며 웃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가 위촉한 '스페셜 자원봉사자'는 스포츠 스타와 정·관계 인사, 대학 총장, 다문화·이산가족·저소득층 국민 등 총 39명이다.
진종오는 자원봉사를 시작하기 하루 전인 10일 관람객으로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임효준(22·한국체대)이 이번 대회 한국 선수 최초의 금메달을 딴 경기다.
차분하게 얘기하던 진종오의 목소리 톤이 갑자기 높아졌다.
"제가 올림픽에서 경기를 해보기만 했잖아요. 이번에 지켜보니까 되게 감동적이네요. '이런 느낌으로 국민이 응원해주시는 거였구나!' 싶으면서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정말 뭉클했어요."
운동복 대신 자원봉사자 복장을 하고 현장을 누비니 올림픽을 바라보는 안목도 넓어지는 느낌이다.
진종오는 "올림픽이 전 세계인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것 같다"며 "다들 '이런 거 저런 거' 따지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스포츠를 즐기면서 선수들을 응원하게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종목은 다르지만 '올림픽 대선배'로서 후배 국가대표 선수들한테 당부도 잊지 않았다.
"말처럼 쉽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부담을 갖지는 말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올림픽에 참가하게 된 이상 후회하지 않을 경기를 한다는 마음으로 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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