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만찬 참석 소감…"북 대표단 예상보다 훨씬 적극적이었다"
(춘천=연합뉴스) 임보연 기자 = 최문순 강원지사는 11일 "북측 고위급대표단의 분위기는 굉장히 적극적이었고, 화기애애했다"며 "정교하게 준비해서 올림픽 이후 남북관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주최한 강릉 만찬 등에서 접한 북측 고위급대표단에 대한 느낌을 이같이 전하고 "북한 태풍이 지나가고 올림픽 대회는 안정된 상태로 들어갔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측 주요 인사들과 나눈 대화와 인상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고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극적이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굉장히 말수가 적고 침착했지만 한 마디 한 마디가 정확한 워딩을 구사하는 스타일"이라고 기억했다.
최 지사는 "북한에서 쓰는 표현이겠지만 (김 제1부부장이) 만찬 때 '어제를 옛날처럼'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앞으로 남북관계에서, 어제 있었던 일을 예전에 있었던 일처럼 느낄 수 있도록 오늘 할 일을 빨리빨리 진행하자는 적극적인 의미"라고 해석했다.
최 지사는 기억에 남는 대화로 "4월 평양국제마라톤대회와 6월 평양 유소년 축구대회를 열기로 4.25 축구단과 협의가 됐으니 평양에 갔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김 제1부부장이 곧바로 "평양으로 오시라"고 즉답했다고 전했다.
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말이 청산유수로 노련한 백전노장이었으며,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우리 측과 오래 교류를 해서인지 해박한 느낌이었다고 언급했다.
지난 8일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린 북한 예술단 공연 때 만났던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은 시원시원하고 대범한 성격으로 여유와 유머가 있어 위축되지 않는 성격이었다고 최 지사는 말했다.
최 지사는 10일 만찬은 서로 조심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그는 "북미 관계 등 정치적인 얘기는 서로 꺼내지 않고 비정치적인 얘기가 오갔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그러나 "평화올림픽이 우리 예상과 기대를 뛰어넘는 속도와 규모, 형식으로 진행돼 국내는 물론 우방국, 주변국에 더 정교한 설명이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올림픽 때문에 불가피했지만 (남북관계가)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국내는 물론 미국이나 일본 등과 마음이 합쳐지지 않는 모습이 몇 번 연출됐다"며 "이제 남북관계는 조금 시간을 벌 수 있게 됐으니 조정하고 정비해서 올림픽 이후를 대비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최 지사는 이어 "북한 태풍은 한번 지나가고 대회가 현재 안정된 상태로 들어가 전체적으로 문제없이 진행된다는 평가"라면서 "앞으로 문화올림픽, 교통, 숙식 등 분야에서 불상사가 없도록 마지막까지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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