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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경기 초반 선수들과 엉켜 넘어지면서 최하위로 쳐지고도 무서운 집녑으로 결국 금메달까지 거머쥔 시멘 헤그스타드 크뤼게르(25·노르웨이)가 넘어졌을 때 '최악의 경우'까지 떠올랐다고 말했다.
크뤼게르는 11일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넘어졌을 때 좌절감이 들었다"며 "최악의 경우까지 생각이 미쳤지만 시간이 있으니 진정하려고 노력했다"고 당시를 되돌아봤다.
경기를 포기하거나 실격 당하는 등 부정적인 걱정이 들었지만, 이를 떨쳐냈다는 것이다.
크뤼게르는 이날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크로스컨트리 30㎞(15㎞+15㎞) 스키애슬론 경기에서 1시간 16분 20초 0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이 경기는 15㎞는 '클래식' 주법으로, 나머지 15㎞는 '프리스타일' 주법으로 달리는 방식이다.
그는 출발 직후 러시아 선수와 엉켜 넘어지면서 한때 68명 중 67위까지 처졌다. 넘어지면서 폴이 부러져 운영요원이 새 폴을 갖다 줘야 했다.
크뤼게르는 태어나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넘어지는 악재까지 겪었는데도 당황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무서운 집념으로 마침내 금메달까지 차지하는 '극본 없는 드라마'를 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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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넘어졌을 때는 뭐가 어떻게 됐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그저 앞으로 가려고 했는데 누군가 내 위로 넘어져 있고, 폴이 부러져 있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선두 그룹의 페이스가 빨라 따라잡기가 어려웠고 지치는 듯했다"며 "하지만 (주법을 바꾸기 위해) 스키를 바꿔 신자 갑자기 다리에 힘이 들어가는 듯해 새롭게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종목의 시상대는 금메달리스트인 크뤼게르를 비롯해 은메달리스트 마르틴 욘스루드 순드뷔(1시간 16분 28초 0), 동메달리스트 한스 크리스테르 홀룬드(1시간 16분 29초 9)등 노르웨이 선수들이 싹쓸이했다.
동메달을 딴 훌룬드는 "크로스컨트리 스키서 우승하려면 절대 포기하지 말고 싸워야 한다. 특히 올림픽에서 더 그렇다"며 "오늘 우승한 크뤼게르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을 가진 금메달리스트의 자격이 있다"고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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