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명 참가 대규모 집회…미·이스라엘 규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이슬람혁명 39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집회가 11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1979년 일어난 이슬람혁명 이후 이란은 왕정 국가에서 종신 최고지도자를 권력의 정점으로 하는 신정일치 체제의 이슬람공화국이 됐다.
이 역사적 사건을 전환점으로 이란은 대표적인 반미 국가로 돌아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적대적 경쟁 구도를 형성한 것도 혁명부터였다. 사우디 역시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더욱 엄격한 종교적 율법을 적용하는 보수적 이슬람 국가로 돌아섰다.
이날 혁명 기념집회에서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반미 구호가 넘쳐났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對)이란 압박이 거세지면서 이란 내 반미 여론은 더 강경해지는 분위기다.
집회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허수아비가 등장했고, 일부 참가자는 성조기를 태웠다.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거세게 이어졌다. 집회 참가자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고 미국을 규탄하는 손팻말과 혁명 지도자 이맘 호메이니와 아야톨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사진, 이란 국기를 들고 행진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테헤란 남부 아자디 광장에서 열린 기념집회에서 "미국과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은 이란과 중동지역 국가의 내정을 간섭하고 침투해 불안과 분열을 야기하려고 한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이를 분쇄했다"고 연설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 한 해 이란이 거둔 승리로 자신이 연임에 성공한 대통령 선거에 많은 유권자가 참여한 일, 이란의 지원으로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고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을 분열하려는 서방의 음모를 분쇄한 일을 들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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