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멈춰라"…쿠웨이트 파견 필리핀 근로자 줄줄이 귀국

입력 2018-02-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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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멈춰라"…쿠웨이트 파견 필리핀 근로자 줄줄이 귀국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쿠웨이트에서 일하는 필리핀 근로자들이 고용주의 학대에 반발해 귀국하는 행렬이 이어진다.
12일 필리핀 ABS-CBN 방송 등에 따르면 필리핀항공과 세부퍼시픽항공 등 필리핀 국적 항공사들은 쿠웨이트에 파견된 자국 근로자들의 귀국을 위해 무료 전세기를 운항한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쿠웨이트에서 필리핀 근로자가 학대받고 자살하거나 살해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며 지난 9일 이들 항공사에 귀국 희망자 수송 지원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두테르테 대통령은 가사도우미로 일하던 20대 필리핀 여성이 고용주에 의해 살해돼 시신이 1년 넘게 아파트 냉동고에 보관된 엽기적인 사건까지 일어나자 "필리핀인은 누구의 노예도 아니다"고 발끈했다.
오는 13일까지 800명 이상의 필리핀 근로자가 귀국하는 데 이어 추가 귀국도 이뤄질 예정이다.



실베스트레 벨로 필리핀 노동고용부 장관은 "지난 9일 현재 2천200명 이상의 근로자들이 귀국 의사를 보였다"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레나토 페드로 빌라 주쿠웨이트 필리핀대사는 지금까지 최소 1천300명의 근로자들이 쿠웨이트 당국의 출국 허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체류비자 기한을 넘겼거나 고용주의 학대를 피해 도망친 근로자로, 벌금 부과 등 쿠웨이트 당국의 처벌 없이 귀국길에 오른다.
필리핀대사관과 쿠웨이트 이민국은 오는 22일까지 비자 기한 초과 체류자들을 상대로 사면 신청을 받아 귀국을 지원한다. 필리핀 정부는 귀국 근로자들의 재취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달 쿠웨이트에 대한 근로자 신규파견을 중단하고 현지 필리핀 근로자의 전원 철수도 경고하며 쿠웨이트 정부에 근로자 학대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쿠웨이트에 있는 필리핀 근로자는 25만 명가량으로 이중 약 75%가 가사도우미로 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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