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현금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습성으로 인해 강도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라는 말도 이젠 옛말이 됐다. 모바일 결제의 보편화로 중국인의 현금소지가 줄고 있다.
12일 화신(和訊)망, 써우후(搜狐) 재경망에 따르면 중국내 현금 수요의 감소로 은행들이 전국 각지에 설치하고 있던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최근 퇴출될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0년간 연평균 20% 이상 늘어나던 중국의 ATM기 설치량 증가세는 알리페이(Alipay·지푸바오<支付寶>), 웨이신(微信) 지푸 등 모바일 결제가 급속히 확산되던 2016년부터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중국 전역의 ATM 설치규모는 2015년 86만6천700대에서 2016년 92만4천600대로 6.7% 늘어났다가 2017년 94만7천대로 2.4%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해부터는 각 은행이 영업점포 축소와 함께 ATM 퇴출에 나서고 있다. 이중에서도 대형 슈퍼마켓 안에 설치된 ATM기가 대대적으로 철거되는 중이다.
지난(濟南)시의 한 유통업자는 "과거에는 지난에 있는 20여개 대형 슈퍼마켓마다 모두 ATM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2대밖에 남지 않았다"며 "현금으로 결제하는 비중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ATM 한대 당 7만 위안의 원가 부담을 지면서 대당 운용 수입이 30% 가량 감소한 상황에 대응해야 하는 처지다. 이에 따라 인터넷뱅킹 개발과 함께 ATM기 퇴출에 나서고 있다.
ATM 제조업체들도 위기에 처했다. 중국 최대의 ATM 기업인 광뎬윈퉁(廣電運通)도 '무현금 연맹' 합류를 선포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 중이다.
지난해 알리페이를 이끌고 있는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3∼5년 뒤면 중국은 '무현금 사회'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한 소식통은 "ATM기 확대를 통한 경쟁 시대는 이미 지났고 대도시 지역은 포화상태여서 농촌에 재배치되고 있는 중"이라며 "현금 거래량이 이전 같지 않고 현금거래 원가도 지나치게 높아 각 은행들이 ATM기를 최대한 줄이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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