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추억을 그려드립니다' 평창서 인기폭발 캐리커처 존

입력 2018-02-12 14:01   수정 2018-02-12 16:03

[올림픽] '추억을 그려드립니다' 평창서 인기폭발 캐리커처 존


(평창=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취재하는 온 세계 각국 기자들의 업무 공간인 MPC 건물 2층에는 '캐리커처 존'(Caricature Zone)이라는 팻말을 붙인 부스가 있다.
캐리커처 전문 작가인 정창규(35), 임소연(32) 씨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부천시의 주선으로 평창올림픽이 개막한 9일부터 이곳에서 세계 기자들의 그림을 그려주고 있다.
MPC뿐만 평창선수촌, 강릉선수촌, 강릉 올림픽파크 내 라이브사이트에도 각각 2명의 작가가 배치돼 같은 임무를 수행 중이다.
이들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수고료를 받는 대신 손님들에게는 무료로 그림을 그려준다.
업무를 시작한 첫날에는 조금 한산했지만, 이후 하루가 다르게 손님이 늘어나 이제는 말 그대로 '인기폭발'이다.
작가 1명당 하루에 맞는 고객은 최대 15명으로, 태블릿용 펜으로 모니터에 그림을 그린 뒤 프린트해서 선물한다. 작품 1개를 마무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분 정도다.

정 씨와 이 씨는 상명대 만화과 선후배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은 사이다.
캐리커처는 사람의 특징을 과장해서 익살스럽게 그리는 그림이다. 부부는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으로 한 흑인 사진기자를 꼽았다.
정 씨는 12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평소 주로 우리나라 사람을 포함한 동양인만 그리다가 여러 인종의 사람을 그리니 재미있다"며 "그 사진기자 분은 흑인 특유의 꼬불꼬불한 헤어 스타일을 하고 있어서 그리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며 웃었다.
부부는 한국이 두 번째로 개최한 올림픽에 이처럼 재능을 살려서 참여한다는 사실에 자부심도 느낀다.
이 씨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의 한순간을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이 영광스럽다"며 "폐막식까지 조금이라도 더 많은 분의 그림을 그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한테서 완성된 그림을 전달받은 한 미국인 기자는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며 "빨리 (폰으로) 이 그림을 찍어서 가족한테 보내줘야겠다"며 즐거워했다.

ksw0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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