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에서 그을음 발견, 용의자 내연남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 적용
(정읍=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경찰이 전북 정읍 한 맥주 가게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주인의 사망 원인을 방화에 의한 화재사로 잠정 결론 내렸다.
경찰은 당초 화재 규모가 작은 것으로 미뤄 방화 용의자인 내연남 장모(61)씨가 여주인 A(47)씨를 살해하고 가게에 불을 질렀을 가능성을 염두에 뒀으나, 부검 결과 화재가 직접적인 사망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A씨 시신을 부검한 결과 폐와 기관지에서 그을음이 발견됐다"며 "이는 A씨가 몸에 불이 붙은 이후에도 생존해 호흡했다는 증거"라고 12일 밝혔다.
그러면서 "A씨가 몸에 불이 붙은 것을 보고 쇼크로 숨졌는지, 화상으로 숨졌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며 "별다른 외상이 없는 점으로 미뤄 화재로 숨졌을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크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부검 결과에 따라 내연남 장씨에게 살인이 아닌,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장씨는 지난 5일 오후 3시 46분께 정읍시 신태인읍 한 맥주 가게에서 A씨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지른 혐의로 구속됐다.
A씨는 팔과 다리, 가슴 등에 화상을 입어 숨졌다.
화재로 얼굴과 손을 다친 장씨는 현장에서 달아났으나 범행 7시간 만에 인근 마을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장씨는 "내연녀가 평소에도 다른 남자 손님들과 술을 마셔서 자주 다퉜다"며 "잦은 외출과 외박 문제로 말다툼하다 몸에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범행 경위와 동기 등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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