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중국과 네팔이 세계 최고봉인 히말라야 산맥의 에베레스트 산 높이를 놓고 또 티격태격하고 있다.
중국 국가측량지리정보국(NASMG) 관계자는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중국은 2005년 측정한 에베레스트 산의 높이 8천844.43m를 바꿀 상황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전했다.
이런 발언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네팔의 등반 담당 전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지난해 에베레스트 산의 높이를 수정했다"고 보도한 이후 나왔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 관계자는 "2005년 측정된 에베레스트 산 높이는 '정확하고 과학적이며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이후 중국 기준으로 사용해 왔다"면서 이런 주장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이 측정한 에베레스트 산 높이는 맨 꼭대기 바위를 기준으로 한 것"이며 "중국과 전 세계의 지리측정 전문가를 비롯해 지구과학자, 환경기후학자들에게는 중요한 수치"라고 덧붙였다.
중국과 네팔 국경 사이에 있는 히말라야 산맥의 에베레스트 산은 그 정확한 높이가 어느 정도 되는지 논란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세계 최고봉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 정확한 높이를 두고 "해수면에서부터 에베레스트 산 꼭대기 바위까지 재는 게 맞다"(중국), "해수면에서부터 꼭대기 바위를 눈으로 덮은 '관설'(冠雪·스노우캡(snowcap)까지 재는 게 옳다"(네팔)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네팔 등반협회 전 임원은 NYT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지난해 네팔과 국제 등반 관련 기구에 압력을 넣어 8천848m 높이 대신 중국이 측정한 2005년 측정치를 인정하라는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에베레스트 산 북쪽에서 등반하는 등반인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자 지난해 조사결과를 바꿨다"고 덧붙였다.
등반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을 정복했다는 인증서를 받을 수 있기에 네팔 쪽에서 에베레스트 산을 등반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8천848m는 인도의 전문가들이 1952년부터 1955년 사이 측정한 것으로 네팔은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네팔 정부는 중국과의 해묵은 논쟁을 정리하려고 수개월 내 등반 시기에 맞춰 측량 전문가들을 동원, 에베레스트 산 실측에 나서기로 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측정 결과를 수정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지 않는 한 에베레스트 산 꼭대기 바위를 기준으로 산 높이를 재는 게 맞다는 입장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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