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기간 일하면 보수 많고, 교통체증 피할 수 있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연인원 30억 명이 이동하는 중국의 춘제(春節·설) 연휴 특별 수송기간인 춘윈(春運·2월 1일∼3월 12일)에 고향에 돌아가지 않는 중국인이 수백만 명에 달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상하이 번화가에서 음식 배달원으로 일하는 왕쥔치앙(40) 씨는 이번 설 연휴에 고향으로 가지 않고 일을 계속하기로 했다. 설 연휴에 일하면 회사가 세 배의 보수를 지급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왕 씨는 "설 전날까지 일하면 회사가 1천 위안(약 17만원)의 보수를 지급하기로 약속했다"며 "고향에 갔다가 설 연휴가 끝나기 전에 일찍 돌아올 경우에도 700위안을 보너스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도시에서 낮은 임금을 받고 일하는 이주노동자를 뜻하는 농민공 중에서는 왕 씨처럼 설 연휴 때 고향으로 가지 않고 도시에 그대로 남아 있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상하이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51세의 루샤오메이 씨도 이번 설에 고향으로 가지 않고 그대로 상하이에 남아 있을 예정이다.
중국 남서부 충칭(重慶)에서 온 루 씨는 상하이에 온 이후 15년 동안 한 번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는 "귀성 열차표를 구하기 어려운 데다, 상하이 가까이에 고향이 있는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길 원하기 때문에 나처럼 먼 곳에서 온 사람들은 남아서 일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용실 헤어드레서로 일하는 매기 루(28) 씨도 올해 고향에 가지 않기로 했다.
그는 "설 연휴 전에는 고향에 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모두 머리를 다듬으러 오기 때문에 지금이 가장 바쁜 시기"라며 "설 연휴 때 고향에 가지 않은 친구들과 함께 여행이나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대 정펑티엔 교수는 "모든 사람이 고향으로 돌아간다면 도시의 기능은 마비되고 말 것"이라며 "당신이 가판대를 운영한다면 설 연휴를 보내고 온 후 다른 사람이 당신의 자리를 차지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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