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단일팀 졌지만…北응원단 '파도타기'로 관중석 하나돼(종합)

입력 2018-02-12 23:32   수정 2018-02-12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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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단일팀 졌지만…北응원단 '파도타기'로 관중석 하나돼(종합)

스웨덴전 응원…논란 의식한 듯 '미남 가면'은 안 꺼내



(강릉=연합뉴스) 이영재 박영서 기자 =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스웨덴 대표팀의 조별리그 1피리어드가 끝난 12일 저녁 강릉 관동하키센터.
단일팀이 0 대 4로 뒤지는 상황에서 북한 응원단 앞에 있던 리더가 옆으로 달리며 '파도타기'를 시작했다. 응원단은 이에 맞춰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으로 반원을 그리며 파도를 일으켰다.
파도는 옆 관중석으로 넘어가 끊이지 않고 관중석 전체를 한 바퀴 돌았다. 단일팀을 응원하러 온 남측 관중도, 스웨덴을 응원하러 온 듯한 외국인 관중도 파도타기로 하나가 됐다.
북한 응원단은 휴식 시간 동안 같은 방식으로 파도를 일으켜 관중석이 넘실대는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했다.
상의는 파란색과 흰색, 하의는 빨간색 체육복을 입은 북한 응원단 약 200명은 관중석 곳곳에 수십 명씩 무리 지어 앉아 분위기를 띄웠다.
이들은 '힘내라 힘내라!' '이겨라 이겨라 우리 선수 이겨라!' '우리 민족끼리!' '우리는 하나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스웨덴에 밀리는 남북 단일팀에 힘을 보탰다.
한복을 입은 무용수 5명이 응원단 앞에서 부채춤을 추거나 흰색 체육복을 입은 5명이 에어로빅을 연상케 하는 역동적인 춤으로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단일팀을 응원하러 온 남측 관중도 이들의 응원에 호응했다. 북한 응원단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면 같이 한반도기를 흔들었고 '나의 살던 고향을'을 부를 때는 박수를 쳐줬다.



북한 응원단은 경기 중에는 목을 빼고 퍽의 움직임을 좇으며 경기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단일팀 선수가 몸싸움에서 밀리면 "아, 안돼!" 하고 탄식하기도 했다.
단일팀이 0 대 8로 졌지만, 응원단은 '우리는 하나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기장을 떠나는 선수들을 격려했다.
북한 응원단의 평창올림픽 경기 응원은 이번이 세 번째다. 북한 응원단은 지난 10일 남자 쇼트트랙 1,500m와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첫 경기에서 남북 선수를 응원했다.
북한 응원단은 이날 버스 여러 대를 나눠 타고 숙소인 인제 스피디움을 출발해 강릉의 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경기를 30분여 앞둔 오후 8시 35분께 관중석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을 본 남측 관중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영했고 응원단은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북한 응원단은 남북 단일팀의 첫 경기에서는 남성 얼굴이 그려진 '미남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응원했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가면 응원을 하지 않았다.
미남 가면이 '김일성 얼굴 가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인 것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김일성 주석의 얼굴 그림을 가면으로 쓰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지만, 정치권 등에서는 논란이 됐다.
북한 응원단은 이날 오전에는 알파인스키 여자 대회전에 나와 첫 야외 응원을 할 예정이었지만, 강풍 등 기상 악화로 경기가 연기돼 응원하지 못하게 됐다.


ljglo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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