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시기 합계 7위…내일 3∼4차 시기 기록 합산해 최종 순위 매겨
(평창=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지켜본 모두가 깜짝 놀랐다.
독일에서 귀화한 여자 루지 선수 아일렌 프리슈(26·경기도체육회)가 12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루지 여자 싱글 첫날 경기에서 7위에 올랐다.
그는 1∼2차 시기 합계 1분32초806을 기록, 전체 30명의 선수 중에서 7위를 차지했다.
최종 순위는 이튿날 펼쳐지는 3∼4차 주행의 기록까지 합산해서 매긴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에 들어선 프리슈는 "정말 만족스럽다"면서 "특히 첫 번째 런(주행)이 괜찮았다. 적어도 내가 기억하기로는 아무 실수가 없었다"며 소리 내서 웃었다.
1차 시기에서 46초350으로 5위를 차지한 프리슈는 2차 시기에서 46초456으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평창 트랙에서 수없이 연습할 때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응원 소리가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프리슈는 "한국 사람들이 응원해줘서 신이 났다"며 "슬라이딩 중에도 트랙 옆에 늘어선 관중들이 소리 지르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프리슈는 대한루지경기연맹이 평창올림픽에 대비해 긴급 수혈한 선수다.
그는 세계 루지 최강국인 독일에서 전문 엘리트 교육을 받고 자란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하지만 성인이 된 뒤 경쟁에서 밀리자 2015년 은퇴했다.
연맹의 설득에 한국행을 결심한 프리슈의 특별귀화 안건이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를 통과한 것은 2016년 11월이었다.
이후 기대와 달리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기에 평창올림픽을 앞두고도 특별한 기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홈 이점'을 살려 올림픽 무대 초반 '깜짝 활약'을 펼치면서 다음 날 3∼4차 결과에 따라 메달까지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프리슈는 메달 가능성에 대해 "내가 지금 7위이기 때문에 '딸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상위권 선수들의 기록이 오밀조밀하게 붙어 있지 않느냐"며 "어제 남자 경기에서도 봤듯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희망'을 이야기했다.
전날 남자 싱글 경기에서는 '루지 황제' 펠릭스 로흐(독일)가 올림픽 3연패 문턱에서 좌절했다.
그가 최종 5위로 밀려나면서 메달을 기대하지 않던 선수까지 시상대에 올랐다.
프리슈는 "개최국인 한국 국적으로 올림픽에 나와서 자랑스럽고 영광"이라며 "두 번만 더 잘하면 좋을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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