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혹은 폴란드 압송설…공항 관계자 "항공기 태워져 모처로 떠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에서 반정부 운동을 이끄는 미하일 사카슈빌리 전(前) 조지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키예프 시내에서 복면을 한 괴한들에 체포됐다고 인테르팍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카슈빌리는 이후 키예프 국제공항을 통해 항공기로 모처로 실려 간 것으로 전해졌다.
사카슈빌리의 동지인 다비드 사크바렐리드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미하일을 납치해 갔다"고 썼다.
또 다른 사카슈빌리 지지 인사는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 사람들이 키예프 시내 식당에서 사카슈빌리를 체포했다"고 전했다.
뒤이어 키예프 보리스폴 공항 관계자는 타스 통신에 "사카슈빌리가 개인 전용기에 태워져 알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고 전했다.
사카슈빌리 측근들은 그가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나 폴란드로 압송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카슈빌리는 앞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신을 체포해 조지아로 넘기려 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조지아 법원은 앞서 지난달 초 피고인 궐석 재판에서 사카슈빌리 전 대통령에게 권한남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내리고, 3년형을 선고했다. 따라서 사카슈빌리가 자기 나라로 송환될 경우 징역형을 살게 된다.
사카슈빌리가 폴란드 국경을 넘어 불법으로 우크라이나로 입국한 경력 때문에 그가 폴란드로 추방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사카슈빌리는 지난 2004~2013년 2기에 걸쳐 조지아의 대통령을 지내며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등 강력한 친서방 노선을 밀어붙여 러시아와 심각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3선에 실패한 뒤 우크라이나로 이주해 못다 이룬 친서방 개혁 구상을 펼치려던 그는 2015년 5월 역시 러시아와 대립하며 친서방 노선을 걷던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의해 우크라 남부 오데사주 주지사에 임명됐다.
조지아 국적을 포기하고 우크라이나 국적을 부여받은 그는 그해 5월부터 약 1년 6개월 동안 주지사직을 수행하며 개혁 정책을 추진했으나 중앙정부 인사들과의 심각한 갈등 끝에 결국 포로셴코 대통령에 의해 해임되고 말았다.
사카슈빌리는 이후 한동안 우크라이나를 떠났다가 지난해 9월 중순 재입국해 반정부 운동을 이끌고 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