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철녀' 페히슈타인 따돌리고 역대 최다메달 10개
(강릉=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네달란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베테랑' 이레인 뷔스트(32)가 동계올림픽 개인 통산 최다메달 수상자로 우뚝 섰다.
뷔스트는 12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에서 1분54초35를 기록, 일본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 다카기 미호(24·1분54초55)를 0.2초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1,500m 금메달을 따냈던 뷔스트는 4년 전 소치 대회에서 은메달로 한 계단 내려갔지만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8년 만에 1,500m 왕좌를 되찾았다.
더불어 지난 10일 여자 3,000m에서 대표팀 동료 카를레인 하르데레이크터(3분59초21)에게 0.08초 차로 금메달을 내주고 은메달의 씁쓸함을 맛봤던 뷔스트는 이틀 만에 금빛 레이스를 펼치면서 자신의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뷔스트는 이날 금메달로 역대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목에 건 선수가 됐다.
여자 3,000m 은메달로 독일의 '철녀'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금 5개·은2개·동 2개)이 가지고 있던 동계올림픽 개인 통산 역대 최다 메달(9개)과 타이를 이뤘던 뷔스트는 1,500m 금메달 추가로 총 10개(금 5개·은 4개·동 1개)의 메달를 확보, 역대 최다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뷔스트의 금메달을 자신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 1,500m에서 한 차례도 이기지 못한 다카기를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겼다.
다카기는 이번 시즌 4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 평창 올림픽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뷔스트는 다카기와 월드컵에서 두 차례 대결을 펼쳤지만 7살이나 어린 다카기에게 모두 우승을 내주고 4위에 머물렀다.
뷔스트는 월드컵 5차 대회에서 유일하게 금메달을 차지했지만 다카기는 불참했다.
하지만 뷔스트는 이날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다카기를 물리치고 8년 만에 1,500m 정상에 복귀했다.
먼저 레이스를 펼친 뷔스트는 첫 300m 구간에서 25초53을 기록했고, 1,100m 지점을 1분23초53으로 주파한 뒤 남은 400m 구간을 30초82로 뛰었다.
반면 마지막 조에서 경기에 나선 다카기는 첫 300m 지점까지 뷔스트를 뛰어넘는 25초50을 기록했지만 후반 스퍼트에 실패하며 0.2초 차로 금메달을 내줬다.
뷔스트의 금메달 레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뷔스트는 여자 1,000m와 팀추월에도 나설 예정이다.
1,000m는 주력 종목이 아니어서 월드컵 랭킹도 14위에 그치고 있지만 팀추월에서는 월드컵 랭킹 4위에 올라있다.
뷔스트는 월드컵 1차 대회 팀추월에 참가해 은메달을 합작한 바 있다. 특히 뷔스트는 소치 올림픽 팀추월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터라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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