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경쟁 선거 보장 안 돼"…"야당 선거 활동 차단 의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대통령이 4선에 도전하는 아제르바이잔에서 주요 야권이 조기 대선을 불참하기로 뜻을 모았다.
아제르바이잔 야당 민중전선(AXCP)의 앨리 캐림리 대표는 "민중전선을 비롯한 야권 국민회의는 조기 대선을 보이콧하기로 결정했다"고 AFP통신에 12일 말했다.
캐림리 대표는 "아제르바이잔은 민주적이고 경쟁적인 선거가 치러질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며 "야당은 반(半)비밀조직처럼 운영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평등당' 대표 이사 갬배르도 "당국이 선거 결과를 조작할 것이므로 대선 참여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정치범으로 투옥 중인 을가르 매매도프 '공화대안운동'(REAL) 대표 역시 옥중 성명을 통해 조기 대선 보이콧 입장을 밝혔다.
야당 인사들은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 정권이 선거운동 기간을 줄이고, 야당의 선거부정 방지 노력을 차단하고자 대선을 앞당겼다고 주장하며 일제히 조기 대선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앞서 이달 5일 알리예프 대통령은 대선을 올해 10월 11일에서 4월 11일로 6개월 앞당긴다고 자신의 공식 웹사이트에 발표했다. 조기 대선을 실시하는 이유는 제시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03년부터 집권한 알리예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여당 '새아제르바이잔당'(YAP) 후보로 4선에 도전한다.
아버지 알리예프 대통령은 1993년 대통령에 취임했지만, 옛 소련 아제르 시절 국가보안위원회(KGB) 아제르바이잔 지부장으로 사실상 권력 1인자 자리에 오른 것을 고려하면 아버지와 아들 2대가 50년 가까이 나라를 통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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