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南의중·美동향' 어떤 보고했나…北 행보 주목

입력 2018-02-13 14:25  

김여정, '南의중·美동향' 어떤 보고했나…北 행보 주목
'조기 북미대화' 문제 등 향후 대외관계 선택 방향에 관심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로 방남했던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남측의 의중'과 '미국 측의 동향'을 보고했다고 북한 매체가 전함에 따라 이 보고가 북한의 향후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여정 동지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남측 고위인사들과의 접촉 정형(상황), 이번 활동 기간에 파악한 남측의 의중과 미국 측의 동향 등을 최고영도자 동지(김정은)께 자상히(상세히) 보고드리었다"고 보도했다.
김 제1부부장이 귀환 후 김정은 위원장에게 방남 결과를 특사이자 친동생으로서 비교적 솔직하게 보고할 것이라는 관측이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특히 북한 매체가 '남측의 의중과 미측의 동향을 보고했다'는 식의 구체적인 표현을 쓴 것도 이례적으로, 현재의 한반도 정세에 대한 북한 당국의 높은 관심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김 제1부부장은 우리 측과의 여러 접촉 과정에서 오간 대화나, 평창동계올림픽 미 대표단을 이끈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움직임에서 드러난 미국의 대북 태도 등을 상세히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관심을 끄는 대목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미국의 현 대북 기조를 김정은 위원장에게 어떻게 보고했고, 이를 김 위원장이 어떻게 받아들였을지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접견 당시 김여정 일행에게 강조한 '조기 북미대화'에 나설지와 관련한 북한의 판단과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펜스 부통령은 방한 기간 북측 인사들과 접촉하지 않는 대신 천안함 기념관 방문, 탈북민 면담 등 대북 압박성 행보를 보였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는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고 일단은 평가했을 것"이라며 "미국이 남북관계의 진전에 대해서 상당히 민감하게 정치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인상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김여정의 2박 3일 방남 기간 4차례나 만나는 등 환대하며 남북관계에 대한 '의지'를 보인 점도 북한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북한이 대미 관계나 핵 문제와 관련한 향후 검토 과정에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북미 간 조기 대화가 필요하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고위급대표단에 여러 계기에 비핵화에 진전이 없는 한 남북관계의 본격적인 회복은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와 관련한 내용이 김 위원장에게 전달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김여정 제1부부장의 보고 내용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대남 및 대외관계 대응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이며, 우선은 남북관계 개선 드라이브에 집중하면서 미국 측의 입장을 추가로 탐색해 나갈 공산이 크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은) 금후 북남관계 개선 발전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시고 해당 부문에서 이를 위한 실무적 대책들을 세울 데 대한 강령적인 지시를 주시었다"고 언급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이 지시한 실무적 대책은 한반도의 긴장완화, 평화적 환경조성이란 큰 틀 속에서 남북관계 개선, 북미관계 개선, (남북)정상회담 준비 등이 핵심적 내용일 것"이라고 말했다.
kimhyo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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