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경포대에 소풍온 北응원단…취재진에 막혀 바다도 못봐

입력 2018-02-13 13:27   수정 2018-02-13 17:05

[올림픽] 경포대에 소풍온 北응원단…취재진에 막혀 바다도 못봐

시민들 "우리는 하나다!" "이뻐요!" 외침엔 손 흔들며 미소 활짝



(강릉=연합뉴스) 이영재 박영서 기자 = "바다 보러 왔는데 다 막아놔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남 중인 북한 응원단을 이끌고 강릉 경포대를 찾은 북측 남성 관계자는 백사장에서 난처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북한 응원단은 13일 오전 숙소인 인제 스피디움을 나서 여러 대의 버스를 나눠 타고 낮 12시 20분께 경포해변 중앙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7일 방남 이후 처음으로 나들이를 나온 것이다. 북한 응원단은 경기장에서 입는 모자 달린 빨간색 체육복 차림이었다.

북한 응원단이 중앙광장을 지나 줄을 지어 백사장으로 걸어가자 취재진이 모여들어 경쟁적으로 사진과 영상 촬영을 하고 질문을 던졌다. 이 때문에 북한 응원단은 바다 경관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백사장에는 취재진의 걸음으로 하얀 먼지가 일어 숨쉬기도 쉽지 않을 정도였다.
바다 구경이 여의치 않자 북한 응원단을 방향을 틀어 백사장과 소나무 숲 사이에 설치된 나무판자 길로 방향을 바꿔 걸으며 바다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취재진이 카메라를 들이대고 질문을 해 바다 쪽으로 시선을 돌리지도 못했다.
취재진 때문에 제대로 바다 구경도 못 했지만, 첫 나들이를 나온 북한 응원단의 표정은 밝았다. 얼굴에는 웃음을 띠고 있었고 눈빛에는 호기심이 엿보였다.
바다를 보니 어떠냐는 질문에는 "좋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경포대를 찾은 시민과 외국인도 북한 응원단에 큰 관심을 보였다. 평창올림픽 경기를 보러 강릉을 방문 중인 외국인들은 스마트폰으로 북한 응원단의 사진을 찍기도 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일부 시민은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북한 응원단을 환영했다. 아이들이 북한 응원단을 향해 "이뻐요!"라고 외치자 응원단은 웃으며 검은색 장갑 낀 손을 흔들어줬다.
북한 응원단이 해변에 머문 시간은 30여 분 밖에 안됐다. 당초 북한 응원단은 경포대에서 취주악 공연을 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연도 하지 않고 버스에 올랐다. 응원단과 이들을 안내하는 당국은 공연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응원단은 이날 경포대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조선 시대 여류 화가 신사임당이 대학자 율곡 이이를 낳은 곳인 오죽헌을 방문할 예정이다.
ljglo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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