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관영 매체, 미국 국방부 감사보고서 보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의 강력한 반발에도 미국이 쿠르드 민병대를 주축으로 국경병력 양성을 강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방부 선제 감사관(Lead IG)이 의회에 제출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작전 분기 보고서에서 미국의 시리아 국경 병력 양성계획이 거듭 확인됐다고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방부의 IS 격퇴작전 선제 감사관은 보고서에서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은 내부 치안 병력과 국경 안보 병력, 폭발물 제거 전문가 양성에 나선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SDF가 대테러 병력의 구조 전환 계획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SDF에 훈련과 더불어 무장 지원을 계속했으며, 지급된 무기가 전용되지 않도록 추적 체계를 도입했다고 보고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은 2016년 후반부터 시리아 반정부 조직원 1만2천500명을 양성했으며 그 가운데 1만1천명이 SDF 소속이다.
국방부는 'IS 격퇴 관련 시리아 국경 안보 수요' 명목으로 내년 예산 2억5천만달러(약 2천700억원)를 의회에 요청했다.
미군의 시리아 '3만 국경 병력' 계획은 지난달 국제동맹군 대변인 발언으로 알려졌다.
터키는 이에 격렬하게 반발했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등 미국정부는 국제동맹군 대변인의 발언이 '실언'이라며 무마를 시도했다.
틸러슨 장관은 국제동맹군 대변인의 발언 사흘만에 "우리는 국경 안보 병력을 창설하는 게 전혀 아니다"고 부인했다.
아나돌루통신은 틸러슨 장관 등의 부인에도 미국 국방부 감사 보고서를 통해 시리아에서 미군이 국경 수비 병력을 창설하는 계획이 재확인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테러전 병력 구조를 재편하는 미군의 계획은 IS 격퇴전으로 장악한 유프라테스강 동부의 관할권을 시리아 친정부 세력이나 반군 조직에 넘기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아랍권 매체들은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주축으로 한 국경 병력 계획이 이미 궤멸 단계인 IS보다는 시리아 내 이란·시아파 세력 확대를 차단하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달 미군이 시리아에 당분간 주둔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IS가 부활하지 못하게 하고 이란의 패권주의를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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