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강제모금·뇌물 등 혐의…"국정농단 단초 제공해 국정질서 어지럽혀"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 피고인으로 13일 1심에서 검찰 구형대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안종범(59)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멘토'이자 '정책 설계자'였다.
대구 출신으로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대우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서울시립대 교수, 성균관대 교수를 역임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박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경제 관련 공약을 최종 조율했다.
박 전 대통령 당선 후에는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에서 고용복지분과 인수위원을 지냈다.
2014년 6월 청와대 경제수석, 2016년 5월 청와대 선임수석인 정책조정수석을 맡았다. 선임수석으로 '왕수석'으로 통할 정도로 국정 전반에 걸친 영향력이 막강했다는 평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던 안 전 수석은 미르·K스포츠 재단 강제모금 논란의 한 가운데에 서며 2016년 10월 30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결국,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 최순실씨와 공모해 기업들에 재단 출연금을 내도록 압력을 가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이후 '비선 진료' 김영재 원장과 그의 아내 박채윤씨로부터 4천900만원 상당의 대가성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가 새로 드러나 추가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이날 안 전 수석에 대해 "범행 당시의 지위나 횟수, 이익 규모에 비춰보면 죄책이 매우 무거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위 공무원으로 고도의 청렴성, 도덕성이 요구되는 지위에 있었음에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알게 된 박채윤 등에게서 뇌물을 수수해 공직자에 대한 국민 신뢰를 무너뜨리고 국정질서를 어지럽혔다"며 "국정농단의 단초를 제공해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겼다"라며 질타했다.
그러면서 "법정에서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며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만 주장한다"며 "진심으로 반성하는지 의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며 실형 선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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