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토리노 메달리스트 이강석 "김민석 '깜짝 동메달' 아냐"

입력 2018-02-13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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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토리노 메달리스트 이강석 "김민석 '깜짝 동메달' 아냐"
"주눅 안 들고 1분 44초대 끊어낸 것이 주효…아시아 독보적 선수로 성장"
"초반 스피드에 마지막 지구력까지 갖춰…2022년 베이징 올림픽 기대"




(강릉=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동계올림픽 빙속 메달리스트인 이강석은 후배 김민석(성남시청·19)이 13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따낸 동메달은 '깜짝 메달'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강석은 이날 김민석의 동메달 소식이 전해진 뒤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유럽 선수들 앞에서도 주눅이 들지 않고 1분 44초대를 끊어냈다. 그러한 자신감이 아시아 선수로는 첫 1,500m 메달리스트가 되게 한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했다.
이강석은 2006년 토리노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 한국 선수로는 이 종목의 첫 메달리스트가 됐다.
지금은 KBS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그는 김민석의 메달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후배를 만나러 직접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까지 달려왔다.
이강석은 "중간 조인 민석이가 44초대를 끊으니 쿤 페르베이(네덜란드) 등 유럽의 우승후보 선수들이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게다가 페르베이는 같이 레이스에 나선 미국 선수가 넘어지는 바람에 독주를 펼치느라 더 좋은 기록이 나올 수 없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앞 조 선수가 넘어지면 기다리는 선수는 출전 시간이 5~6분 미뤄지기 때문에 잡생각이 들고 몸은 굳게 돼 있다"며 "경기가 지연되는 바람에 우리나라로서는 좋은 그림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도 좋았던 건 분명하지만 애초에 민석이가 올림픽 중압감을 이겨내고 44초대를 기록했기 때문에 얻어낸 결과"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강석은 "특히 1,500m는 체력과 스피드, 순발력까지 다 갖춰야 하는 종목"이라며 "네덜란드 선수들 틈바구니에 우리나라가 끼어든 것은 다른 종목보다 2배, 3배 이상 대단한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민석이가 16살 때 처음 봤는데 그 나이에도 월드컵 1,500m에 나가서 유럽 선수들과 자신 있게 레이스를 하더라"며 "좀 더 가다듬으면 큰 선수가 되겠다. 우리나라 1,500m를 이끌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민석이는 초반 스피드와 마지막 지구력까지 갖춘 아시아의 독보적 선수가 됐다"며 "감히 말하건대 민석이는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 네덜란드 선수들이 1순위로 꼽는 라이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친 후 믹스트존에 김민석이 나타나자 "민석아, 잘했어"라며 손을 내뻗었고, 기자들에 둘러싸인 김민석은 "좀 이따가 뵐게요"라고 답했다.
goriou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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