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8년 만에 왕좌 되찾은 '스노보드 황제의 눈물'

입력 2018-02-14 14:05  

[올림픽] 8년 만에 왕좌 되찾은 '스노보드 황제의 눈물'


(평창=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화려한 '대관식'의 뒤안길에서 부담과 압박감을 내려놓은 '스노보드 황제'가 가족과 친지들 앞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화이트는 14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7.75점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4년 전 소치올림픽 '노메달'의 수모, '미국 국가대표 탈락설' 등 온갖 어려움을 격파하고 '황제'의 자리를 되찾는 완벽한 승리였다.
화이트는 이날 결선의 마지막 3차 시기 연기를 마치고 내려와 한쪽 주먹을 하늘로 치켜드며 승리를 확신하며 결과를 기다렸다.
어린 경쟁자 히라노 아유무(20)의 점수(95.25)를 뛰어넘어 금메달을 확정하는 결과가 발표되자 화이트는 포효했다.
관중석에서도 환호가 터져 나왔고, 쉴 새 없는 카메라 셔터 소리가 이어졌다.
화이트는 믹스드존 안쪽으로 이동해 가족·친지와 마주치자 상기된 얼굴로 큰 소리를 내며 그들을 부둥켜 안았다.


그동안의 고생을 생각하며 감정이 복받친 듯 손으로 눈물을 닦는 듯한 장면도 포착됐다.
메달리스트에게 '어사화 수호랑' 인형을 전달하는 '베뉴(경기장) 세리머니' 관계자도 화이트가 감정을 추수르기를 기다려야 했다.
화이트가 안도감과 감격에 뒤섞인 눈물을 흘린 건 그가 그동안 버텨내야 했던 압박감이 그만큼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소치에서는 4위에 그쳐 시상대에도 오르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4차례 미국 대표 선발전 가운데 2차 선발전까지 4위에 머물러 '국가대표 탈락 위기설'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심지어 지난해 11월에는 연습 중 넘어져 얼굴과 폐를 크게 다치기도 했다. 얼굴에 62바늘을 꿰맸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역대 최고'의 경기로 앞길을 헤쳐나가 '황제' 자리를 되찾았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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