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설 명절을 맞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허허롭기만 하다.
일터로 되돌아가기 위해 거리로 나선 지 어느덧 9년이 되어 가지만 이 외로운 싸움이 언제 끝날지 알 수가 없다.
쌍용차 해고자들은 지난 2016년 설 연휴 때 보통사람들이 누리는 명절의 즐거움을 반짝 맛보기도 했다.
2009년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로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쌍용차 해고자들은 2015년 12월 해고자 복직 등 '4대 의제'를 놓고 6년여 만에 극적으로 회사와 합의안을 도출했었다.
신차 출시 등 신규인력 채용 수요가 있을 때마다 해고자 3, 희망퇴직자 3, 신규인력 4의 비율로 지난해 상반기까지 해고자들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키는 데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던 것이다.
합의안 도출로 해고자들은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 오랜 시간 자리하고 있던 농성장을 철거했으며, 이후부턴 공장 인근 대규모 집회도 최대한 자제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복직된 해고자는 불과 37명. 아직 복직되지 않은 해고자는 130명에 이른다.
해고자들은 이번 설 연휴 이후 사측과의 실무교섭을 앞두고 있다.
이 때문에 연휴 기간에 1~2차례 만나 머리를 맞대고 교섭 전략 등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실무교섭 때 사측이 구체적인 복직 계획을 밝히지 않는다면 단식농성, 집중 결의대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한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지부장은 15일 "해고자들은 복직할 날만 기다리며 건설 현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가 하면 밤늦은 시각까지 대리운전하며 생계를 꾸렸다"라면서 "이미 9년을 기다린 만큼 더는 기다릴 수는 없다. 다시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측이 경영상 이유 등을 거론하며 또다시 구체적인 복직 시기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는다면 우리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지부장은 최근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 회장을 면담하기 위해 조합원 2명과 인도 원정투쟁을 다녀왔다.
마힌드라 그룹 자동차 부문 회장인 파완 고엔카는 김 지부장과 만나 '한국 경영진에게 큰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선에서 해고자 복직 방안이 있다면 제시하라고 전달했다'라며 그를 설득했고, 그제서야 김 지부장 일행은 원정투쟁에 나선 지 53일 만인 지난달 23일 귀국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번 실무교섭에 언급, "경영 상황이 좋지 않지만, 해고자들의 복직과 관련한 사회적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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