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파파야·당진 패션프루트…과일 산지 '지각변동'

입력 2018-02-16 08:00  

공주 파파야·당진 패션프루트…과일 산지 '지각변동'
2050년 충남도 대부분 아열대 기후 전망…재배기술 개발 한창



(공주·당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동남아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아열대 작물이 국내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기후 변화에 따른 현상인데, 충남지역 농가에서도 조심스럽게 재배 면적을 늘려가며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16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공주시 7개 농가에선 3.3㏊(3만3천㎡)에 걸쳐 아열대 과일과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레드향과 라임 등 종류도 다양하다.
지구온난화 현상 등으로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일조량이 늘면서 아열대 작물 재배 가능 지역이 매년 북상하고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공주시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아예 아열대 작물 실증 시험포를 설치했다.
지역농가에 보급할 만한 작물의 적응 시험과 함께 농업인에게 작물 선택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지난해엔 실증 시험포에 파파야, 오크라, 모링가 등 이름조차 생소한 작물을 심었다.
이 중 파파야의 경우 시설 하우스에서 키워놓고 노지에 심었더니 그린 파파야로 자랐다.
센터 관계자는 "충남 내륙에서도 아열대 작물을 정식으로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사례"라며 "기후 변화에 따라 면적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진에서는 최근 일부 농가에서 패션프루트를 출하하고 있다.
브라질 남부가 원산지인 이 과일은 '100가지 향과 맛이 있다'는 뜻으로 백향과로도 불린다.
겨울철 동해로 생육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술 연구를 통해 재배에 성공했다.


제주도나 한반도 일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소득원으로 주목받던 아열대 과수가 충남 지역에도 자리 잡게 된 건 역시 기후 변화 때문이다.
지난해 충남도 농업기술원이 수립한 '기후 변화 적응 충남 농업기술 개발 계획'을 보면 도내 연평균 기온은 1970∼1980년대 11.6도에서 2000년대 들어 12.3도로 상승했다.
2050년께에는 아예 지역이 대부분 아열대 기후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했다.
최고 기온도 갈수록 올라가는 데다 연평균 강수량이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어 아열대 품종 개발을 늦출 수 없다는 게 농업기술원의 판단이다.
충남도는 지역 적합 재배기술 개발과 돌발 병충해 피해 최소화 방안 등을 2026년까지 추진할 방침이다.
공주시 관계자는 "여기는 사과, 저기는 딸기라는 식으로 유명 과일 산지를 부르는 시대는 이제 점차 사라질 것"이라며 "수십 년 후 제사상에는 선조가 좋아했다며 배 대신 망고가 오를 지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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