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올림픽 시상대에서 이승훈 무동 태웠던 더용 코치, 한국 코치로 활약
한국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 톡톡…세리머니로 주목
(강릉=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네덜란드 스타선수 출신 스피드스케이팅 한국 대표팀 보프 더용(42) 코치는 13일 큰 화제가 됐다.
보프 더용 코치는 김민석(성남시청)이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하자 가장 먼저 달려가 포옹하며 환호했다.
그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첫 메달 획득을 자축했다.
14일 같은 장소에서 만난 보프 더용 코치는 김민석에게 달려갔던 이유를 묻자 "지난해 10월 대표팀이 꾸려진 뒤 김민석과 함께 동고동락했던 게 생각났다"라며 "김민석은 힘든 훈련을 잘 이겨냈고, 그 결과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었다. 매우 기뻐서 나도 모르게 그런 행동이 나왔다"고 말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남자 10,000m 금메달리스트인 보프 더용 코치는 현역에서 은퇴한 뒤 지난해 4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에 코치로 합류했다.
보프 더용 코치는 한국 선수들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냈다.
기술뿐만 아니라 큰 형, 큰 오빠의 역할도 자임했다. 행정착오로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다시 합류한 노선영을 곁에서 다독인 것도 보프 더용 코치였다.
보프 더용 코치가 한국 선수들과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 10,0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포디움에 함께 올라선 금메달리스트 이승훈(대한항공)을 은메달리스트 이반 스콥레프(러시아)와 함께 무동 태워 한국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선 경쟁자였던 이승훈을 전담 지도하고 있다.
보프 더용 코치는 '이승훈이 메달을 획득할 경우, 다시 무동 태울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에 "지금은 이승훈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라며 "상황과 내 감정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올림픽 빙상경기장엔 2002년 한일월드컵 축구대표팀을 지도한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이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히딩크 감독과 보프 더용 코치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다. 보프 더용 코치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을 맡기 전 히딩크 감독이 한국 생활에 관해 조언하기도 했다.
보프 더용 코치는 "히딩크 감독이 올림픽 빙상 경기를 보러 이곳에 왔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라면서 "다만 히딩크 감독이 너무 바빠 만날 기회가 없었다. 지금은 출국하셨다"라며 웃었다.
그는 "올림픽이 끝난 뒤 한번 연락을 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 코치로 모국인 네덜란드 대표팀과 경쟁하는 기분을 묻자 "기분이 묘하다"라며 "다만 이번 올림픽에 많은 네덜란드 팬들이 방문해 감사하다.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을 찾아주신 네덜란드 팬들에게 항상 인사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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