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한국당 '경남 서부'서 한판 붙나…승부처 부상

입력 2018-02-17 09:00   수정 2018-07-20 16:45

민주·한국당 '경남 서부'서 한판 붙나…승부처 부상
민주, 단체장 영입 이어 진주서 설 인사 vs 한국, 당적 옮긴 단체장 비난 '텃밭' 사수 의지

(진주·창원=연합뉴스) 지성호 황봉규 기자 =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에선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권이 승부처로 떠올랐다.
전국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서부경남 가운데도 내륙지역의 경우 여전히 민주당에 비해 자유한국당이 다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는 조기 대선 당시 경남에서 홍준표 후보가 미세하지만, 문재인 후보를 앞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지역 정가에선 분석하고 있다.
중앙정치권에서 활동하던 홍준표 현 한국당 대표가 경남도지사에 도전할 당시 두 차례 당내 경선에서 모두 지역에서 성장한 박완수 창원시장을 꺾을 수 있었던 것도 서부경남 집중공략에 크게 힘입은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물론 당시 홍 후보는 도청 마산 이전 등 공약으로 창원 등 중부권 표심을 뒤흔드는 작전을 구사하기도 했다.
어쨌든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도지사와 교육감 등 도 단위 선거 당락은 서부경남 표심 향방이 크게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듯 상대적으로 서부경남에서 약세임을 자인하는 민주당이 먼저 설을 앞두고 공세를 펴고 나왔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최근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기초단체장 행보 등을 비난하며 서부 수성 의지를 확실히 하고 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설 명절을 앞둔 지난 14일 진주 중앙시장에서 설 명절 인사를 했다.
이날 행사에는 민홍철 도당위원장을 비롯해 주요 당직자와 이번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경남도당이 서부 경남지역에서 설 인사를 한 것은 창당 이후 처음이다.
도당은 그동안 대부분 정치 관련 행사를 도청 소재지인 창원에서 열었다.
이번 설 인사를 두고 자유한국당 아성인 진주 등 서부경남에서 민주당 바람몰이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민선 이후 진주에선 3명의 한국당 소속 시장이 재선했고, 도의원·시의원 선거에서도 자유한국당 소속 후보가 거의 휩쓸었다.
한국당 출신 일색인 것은 서부 경남 타 시·군 지역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 이후 치른 19대 대통령 선거부터 보수 일색이던 지역 분위기가 변화하는 조짐을 보인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진주에서 33.4%를 얻어 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 8.4%포인트 뒤졌지만, 이전 선거와 비교해 격차는 상당히 줄어들었다.
이전 선거에서 민주당 득표율이 바닥을 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적이었다.
민주당은 한국당 텃밭인 경남지역, 그중에서도 가장 보수색이 짙었던 서부경남에도 민주당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경원 도당 사무처장은 "이전 선거에서는 경남이 전체적으로 인물난을 겪었지만, 이번 선거에는 각 지역에서 3∼4명의 후보가 나와 공천경쟁을 해야 할 상황이다"라며 "이는 경남에 민주당이 자리를 잡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실은 부산일보가 지난해 12월 26일부터 27일까지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이 조사 결과 경남지역 정당지지도는 민주당 42.2%, 한국당 25.3%, 바른정당·정의당 5.3%, 국민의당 5.2%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경남지역 19세 이상 806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3.5%포인트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의 경남지역 지지도가 높은 것은 대통령 탄핵으로 보수가 재편되면서 세력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민주당은 이런 분위기를 적극 활용하고 민심을 공략, 지방선거에서 새로운 면모를 과시하겠다는 태세다.
해마다 창원에서 열던 설 인사를 서부 경남의 길목이자 중심인 진주서 연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문 대통령 출생지가 거제이고, 아직 출마의사를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민주당 경남도지사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김경수(김해을) 의원이 고성·진주 출신이라는 점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서부 경남 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에는 벌써 2∼4명의 민주당 소속 출마 희망자들이 포진해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무소속 거창군수를 영입한 데 이어 거제시장, 산청군수 입당도 받아들인 바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의 서부경남 단체장 빼가기는 도민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또 그동안 소외된 서부경남을 '홍준표 도정'에서 획기적으로 변화 발전한 것을 발판삼아 서부경남을 더 발전시킬 인재 영입에 주력할 계획이다.
정장수 도당 대변인 겸 중앙당 공보특보는 "최근 산청군수와 거제시장이 민주당에 입당했는데 한국당에서 20년가량 공천받아 공직생활한 사람이 정권이 바뀌었다고 당적을 옮기는 것은 도민을 무시하고 우습게 보는 행위다"고 밝혔다.
이어 "무소속인 사천시장이 한국당에 입당한 다음 날 압수수색을 한 것도 국민이 준 사정권력을 정권유지수단으로 쓴 것이다"며 "서부경남에서 한국당이 그만큼 탄탄했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 등 경제정책 실패로 위기에 몰린 민주당이 악수를 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홍준표 도정에서 서부청사와 국가산단 유치 등 서부경남에 마련한 발전 발판을 토대로 더 크게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며 "이를 위해 단체장과 지방의원 등을 공천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인재를 영입해 새로워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며 서부경남 사수 전략을 밝혔다.
앞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도 경남에서 6·13 지방선거 필승 각오를 이미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달 경남 창원에서 열린 한국당 도당 신년인사회에서 "선거(운동기간)가 시작되면 경남의 18개 시·군을 제가 직접 내려와 후보자들 손을 잡고 샅샅이 누빌 것"이라며 '경남 사수'를 위해 자신이 발 벗고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오히려 그는 "우리가 지난번에 잃어버린 김해도 이번에 되찾아보겠다"며 서부경남 사수는 물론, 동부경남의 중심축인 김해시장을 탈환하겠다는 의지도 내보였다.
여기에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한 바른미래당이 영남지역 지지율에서 선전하고 있어 제3당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건이다.
서부 공략을 시작으로 경남 선거전에 공세적으로 뛰어든 민주당에 맞서 '지역 여당'임을 자부해온 한국당이 텃밭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바른미래당은 어떤 성적을 낼지 주목된다.
shch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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