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상대로 2007년 0-29, 2017년 0-3, 2018년 1-4…"이제 시작"
(강릉=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그토록 원하던 올림픽 출전과 첫 골을 얻은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다음 시선은 이미 '승리'로 향하고 있었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14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첫 승 상대로 꼽았던 일본에 1-4(0-2 1-0 0-2)로 패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각 0-8로 대패해 침체할 수 있었던 분위기는 이날 패배 속에서 터진 첫 골과 함께 반전했다.
주전 골리 신소정은 경기 후 "2007년 일본전에서 슈팅이 거의 140개 날아왔는데 오늘은 40개 정도(실제 44개) 날아와서 좋았다"고 웃으며 "졌어도 실력 차가 줄었고, 여자 대표팀은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우리가 이길 차례가 되지 않을까"라고 힘줘 말했다.
신소정이 말한 '2007년 일본전'은 2007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경기다. 당시 한국은 일본에 0-29 처참한 패배를 당했고 중국에 0-20, 카자흐스탄에 0-14로 판판이 깨지며 혹독한 수업료를 냈다.
그랬던 대표팀은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난해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일본과 맞붙어 0-3으로 패배, 10년 만에 실점 26점을 줄였다.
이날도 3점 차 패배를 당하기는 했으나 일본을 상대로 사상 첫 올림픽 득점에 성공한 것은 어쩌면 작은 희망의 씨앗과 다름없다.
신소정은 "골리로서 감정이 업다운 되면 많이 흔들리는 느낌을 어릴 때부터 받아서 골을 넣거나 먹을 때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으려고 한다"면서도 "너무 기뻤다"고 떠올렸다.
그는 "오늘은 팀원들이 블록슛이나 패스 등에서 정말 많이 도와줬다"며 "오늘 자신감을 얻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 어쨌든 두 경기 남았다"고 강조했다.
단일팀은 첫 두 경기 패배로 일찌감치 다음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예선 탈락 팀들도 경기를 치러 최종 순위를 가리는 올림픽 특성상 순위결정전이 남아 있다.
신소정은 "마지막에 일본을 만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더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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