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우크라이나에서 반정부 운동을 이끌어온 미하일 사카슈빌리 전(前) 조지아 대통령이 지난 13일 우크라이나당국에 의해 폴란드로 강제 압송된 뒤 14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고 그의 변호인이 밝혔다.
사카슈빌리는 부인의 국적이 네덜란드이고 부인과의 사이에 두 아들을 두고 있어 네덜란드의 가족결합법에 따라 네덜란드에 체류허가를 신청했다고 변호인은 전했다.
앞서 사카슈빌리는 지난 12일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 있는 조지아 식당에서 체포돼 폴란드로 압송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그는 키예프로 곧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암스테르담으로 행선지를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사카슈빌리는 지난 2004~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조지아의 대통령을 지내며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등 강력한 친서방 노선을 밀어붙여 러시아와 심각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3선에 실패한 뒤 그는 젊은 시절 유학한 우크라이나로 이주했고, 지난 2015년 5월 친서방 노선을 걷던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의해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주 주지사에 임명돼 1년 6개월간 주지사직을 수행하며 개혁 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그는 우크라이나 중앙정부 인사들과의 심각한 갈등 끝에 결국 포로셴코 대통령에 의해 해임되고 말았다.
사카슈빌리는 이후 한동안 우크라이나를 떠났다가 지난해 9월 중순 재입국해 반정부 운동을 이끌다 포로셴코 대통령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정부 인사들과 갈등을 빚었고 결국 강제 추방됐다.
사카슈빌리의 조국인 조지아는 그에게 권한남용 혐의로 징역 3년 형을 선고한 상태다.
한편, EU는 이날 사카슈빌리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EU 대변인은 이날 이메일 성명에서 "우리는 사카슈빌리와 관련된 진전사항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면서 "그의 권리와 법치가 유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bing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