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대화가 협상은 아냐"…조만간 뉴욕채널 등 통해 접촉 시작될 듯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한국을 다녀간 이후 연일 북한과의 '대화'를 언급하고 있어 주목된다.
방한 기간 대북 압박의 목소리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북한 인사들과의 접촉을 의도적으로 피했던 것과 달리 귀국길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를 필두로 북한과의 대화 의향을 드러내는 빈도가 부쩍 잦아지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경제 제재 등 외교적 압박을 계속 강화하되, 북한이 원하면 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처럼 펜스 부통령이 연일 대화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 예비적 대화 성격을 지닌 '탐색전' 성사를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기존에 종종 가동돼온 뉴욕채널 등을 통한 미북 접촉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날씨 얘기'만이라도 하기 위해 만날 수 있다고 했던 지난해 12월 렉스 틸러슨 장관의 발언을 상기시키는 대목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펜스 부통령과 회동에서 북한과의 '탐색적 대화'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점도, 이 같은 변화의 움직임이 읽히는 펜스 부통령의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탐색적 대화란 의제를 놓고 손익을 따져가며 줄다리기하는 외교적 협상이 아니라, 북미가 일단 만나 대화의 물꼬를 트고 서로 의중을 파악해보는 자리를 의미한다.
우리 측 외교 소식통들은 문 대통령의 제안에 펜스 부통령이 즉각 확답을 주지는 않았지만 이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악시오스 인터뷰에서도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지만, 대화가 곧 협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시 말해 탐색 대화를 통해 비핵화가 미국과 북한 간 핵·미사일 협상의 핵심의제가 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다. 비핵화에 대한 북한 측 의중을 확인하고, 비핵화를 위한 경로로 빠르게 갈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 미국이 구상하는 대화의 성격이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과) 무엇에 대해 이야기할지 의제를 설정하기 위해, 아마도 그 논의가 어떻게 될지에 관한 예비대화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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