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KT&G 주총서 사장선임안 반대의견 낼 듯

입력 2018-02-18 10:30  

기업은행, KT&G 주총서 사장선임안 반대의견 낼 듯
임기만료 사외이사 후임자 선정 두고 표대결 벌어질수도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기업은행[024110]이 다음달 중순께 열리는 KT&G[033780] 주주총회에서 백복인 사장 선임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차기 사장 선임안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전달했다.
기업은행은 KT&G 지분을 6.93%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최대 주주는 국민연금(9.09%)이다.
KT&G 사추위는 이달 5일 백복인 현 사장을 차기 사장후보로 선정하고 이사회에서 이를 확정했다.
기업은행은 백 사장의 선임에 부정적인 이유로 최고경영자(CEO)의 공백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후보 선출 과정의 불공정성을 들었다.
백 사장은 KT&G의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분식회계 등의 의혹과 관련해 전(前) 임직원들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 금융감독원도 이런 의혹을 감리 중이다.
사장후보 선출 과정도 논란거리다.
KT&G는 지난달 31일 사장 공모 공고를 낸 후 지원서 접수는 2일, 서류 심사 1일, 면접은 1일 등 후보 결정 과정을 4일 만에 끝냈다.
지원서를 받는 데에만 5일의 기간을 두는 통상의 사장 공모 절차에 견줘 '속전속결'로 끝난 셈이다.
지원 자격을 전·현직 전무 이사, 계열사 사장 출신 등 내부 인사로 한정했다. 지난 사장 선임 때에는 후보를 외부로 개방한 바 있다.
결국 사장 공모에 백 사장을 비롯한 3명이 지원했고, 이 중 1명은 지원 자격 미달로 탈락, 일대일 대결에서 백 사장이 차기 사장후보로 낙점됐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검찰에 고발됐고 금감원의 감리를 받는 상황이므로 CEO 공백 상태가 올 수 있어 사장 선임안에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사추위에 전했다"며 "이번 사장후보 선정 절차도 상식적이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다음달 주총에서 반대 입장을 밝힐지에 대해서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 유보적"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아울러 주주제안으로 이사회의 이사 수를 2명 확대하고 오철호 숭실대 교수와 황덕희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KT&G의 현재 이사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6명 등 8명이다. 정관에는 10명까지 둘 수 있게 돼 있다.
사외이사 중 1명은 다음달 주총 때 임기가 만료된다.
기업은행으로서는 임기 만료된 사외이사 후임으로 자신이 추천한 사외이사 1명을 선임하거나 이사 수를 늘려 추천 후보 2명을 모두 수용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
상법상 주주제안은 그 내용이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하지 않는 한 주총 안건으로 올라가도록 규정하고 있다.
KT&G가 임기 만료되는 사외이사 후임으로 기업은행이 추천한 후보가 아닌 다른 인사를 후보로 올리면 주총에서 표 대결이 벌어질 수 있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KT&G가 우리가 추천한 후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하겠다고 하면 주총에서 표 대결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추위에 협조를 요청했으니 사추위의 움직임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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