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연방 정부가 일부 도시에서의 대중교통 무료화 추진 정책이 언론에 보도되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한 발 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바바라 헨드릭스 환경부 장관 등이 서명해 카르메누 벨르 유럽연합(EU) 환경담당 집행위원에게 보낸 서한에는 본과 에센, 헤렌베르크, 로이틀링겐, 만하임 등 5개 도시에서의 대중교통 무료화 추진 계획이 담겼다.
15일(현지시가) 현지매체 더 로컬 등에 따르면 슈테판 가브리엘 하우프 환경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중교통 무료화 정책을 추진할지는 각 도시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각 도시가 무료화 추진 계획을 세워와야 우리는 그것이 가능한지 알 수 있다"면서 "5개 도시 중 어느 도시도 현재 무료화 계획을 감안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슈테판 자이베르트 정부 대변인은 "정부는 EU와 대화를 하는 중"이라며 "도시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등에 대한 EU 기준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연방 정부가 고려한 눈에 띄는 여러 조치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EU는 우리에게 조치 (가능한) 목록을 요구했고, 우리는 목록을 제공했다"면서 "무엇보다 우리는 EU 집행위원회가 이렇나 조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고 부연했다.
연방 정부 당국자들은 대중교통 무료화를 위한 재원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정부 당국자들은 차량 공유와 대중교통의 추가적인 배기가스 규제, 배기가스 제한 구역 설정 등의 방안을 대기 질 개선을 위해 추진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하우프 대변인은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자동차 회사들이 엔진을 깨끗이 하려는 노력의 부가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언론은 정부가 자동차 사업을 봐준다는 추측을 내놓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베를린 교통공사는 대중교통 무료화 정책과 관련, 베를린의 경우 연간 대중교통 이용객 수가 10억6천만 명인 만큼 무료화 시 10억 유로(1조3천300억 원) 예산이 필요한데다 이용객 수가 폭증할 수 있어 시간을 갖고 무료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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