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연설서 총기소지 대신 '정신건강' 문제 부각…"정신건강 문제와 씨름할 것"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의 대형 총격 사고 현장인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를 직접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전국으로 생중계된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이번 사고에 대한 애도의 뜻을 밝히고, 더글러스 고교를 방문해 희생자들의 가족과 현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날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글러스고를 다니다 퇴학당한 니콜라스 크루스(19)는 전날 이 학교에서 AR-15 반자동 소총을 난사해 현재까지 학생과 교직원 등 최소 17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쳐 미국 역사상 학교에서 벌어진 최악의 총기 참사 중 하나로 기록됐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파크랜드 고교는 '겨울 백악관'으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마라라고 리조트로부터 불과 40마일(65km) 거리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번 사고를 "끔찍한 폭력, 증오, 악의 광경"으로 묘사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하나의 가족으로 합쳐졌고, 여러분의 고통은 우리의 짐"이라며 "어떤 아이와 교사도 미국의 학교에서 위험에 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총기 규제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등 끊이지 않는 학교 총기 사고를 억제할 구체적인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과거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고 때와 마찬가지로 총기 소지 문제보다 총격범의 정신 건강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주 정부와 함께 학교 안전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어려운 정신 건강 문제와 씨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 앞서 트위터를 통해서도 사전에 나타난 총격범의 정신이상 징후들을 지적하며 이런 사례가 철저하게 당국에 신고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플로리다 총격범이 정신적 문제가 있었다는 수많은 징후가 있었다. 그는 심지어 나쁘고 기괴한 행동 때문에 학교에서 퇴학당했다"면서 "이웃과 급우들은 범인이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사례들은 항상 당국에 보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성명을 통해 이날 하루 전국 관공서에 조기를 달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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