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차 시기 꼴찌로 4차 시기 진출 실패했지만 '당당한 퇴장'
(평창=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누구보다도 느리게 달렸지만, 장벽을 넘어섰다는 자부심은 가득했다.
역대 두 번째 아프리카 출신 올림픽 스켈레톤 선수 아콰시 프림퐁(32·가나)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정을 마쳤다.
프림퐁은 16일 강원도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3차 시기에서 53초69 만에 결승선을 통과, 30명 중 30위를 기록했다.
그는 1∼3차 시기 합계 2분42초12로 1위 윤성빈(한국·2분30초53)보다 11초59 뒤져 상위 20명이 진출하는 4차 시기 출전은 꿈도 꾸지 못했다.
하지만 프림퐁은 자신의 경기가 끝난 것을 알면서도 관객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카메라를 향해 손짓하며 춤을 춘 다음 거수경례를 하고는 흥겹게 퇴장했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프림퐁은 "어제보다 좋은 결과가 나왔지만, 향상이 필요하다"며 "아직 선수 경험이 1년 반에 불과하다. 스켈레톤은 경험이 필요한 스포츠이므로 점차 훈련하면서 실력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프림퐁은 헬멧에 입을 벌리고 어금니를 드러낸 사자의 사진을 박았다.
언뜻 보면 용맹한 사자의 기운을 뿜어내려는 것 같지만, 사실 주인공은 사자 입안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토끼다.
프림퐁은 "코치가 알려준 '토끼 이론'이라는 것인데, 사자는 나와 반대되는 사람 혹은 부정적인 것을 뜻하고 토끼가 그로부터 빠져나온다는 내용"이라며 "이제 나는 드디어 올림픽이라는 무대에서 사자 입에서 뛰쳐나온 토끼가 됐다"고 기뻐했다.
모든 올림픽 일정을 마친 프림퐁은 "한국에서 하고 싶은 일이 많다"며 "아내와 딸도 와 있는데, 한국 음식을 먹고 다양한 문화체험도 하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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