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아프리카·카리브도 스켈레톤 달렸다…"우리도 올림피언"(종합)

입력 2018-02-16 16:24   수정 2018-02-16 16:24

[올림픽] 아프리카·카리브도 스켈레톤 달렸다…"우리도 올림피언"(종합)

가나 프림퐁 "나는 사자를 극복한 토끼"…당당한 꼴찌
자메이카 왓슨 "자메이카와 올림픽 역사에 남았다"



(평창=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누구보다도 느리게 달렸지만, 장벽을 넘어섰다는 자부심은 가득했다.
역대 두 번째 아프리카 출신 올림픽 스켈레톤 선수 아콰시 프림퐁(32·가나)과 사상 첫 자메이카 스켈레톤 선수 앤서니 왓슨(29)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정을 마쳤다.
프림퐁은 16일 강원도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3차 시기에서 53초69 만에 결승선을 통과, 30명 중 30위를 기록했다.
그는 1∼3차 시기 합계 2분42초12로 1위 윤성빈(한국·2분30초53)보다 11초59 뒤져 상위 20명이 진출하는 4차 시기 출전은 꿈도 꾸지 못했다.
하지만 프림퐁은 자신의 경기가 끝난 것을 알면서도 관객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카메라를 향해 손짓하며 춤을 춘 다음 거수경례를 하고는 흥겹게 퇴장했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프림퐁은 "어제보다 좋은 결과가 나왔지만, 향상이 필요하다"며 "아직 선수 경험이 1년 반에 불과하다. 스켈레톤은 경험이 필요한 스포츠이므로 점차 훈련하면서 실력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프림퐁은 헬멧에 입을 벌리고 어금니를 드러낸 사자의 사진을 박았다.
언뜻 보면 용맹한 사자의 기운을 뿜어내려는 것 같지만, 사실 주인공은 사자 입안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토끼다.
프림퐁은 "코치가 알려준 '토끼 이론'이라는 것인데, 사자는 나와 반대되는 사람 혹은 부정적인 것을 뜻하고 토끼가 그로부터 빠져나온다는 내용"이라며 "이제 나는 드디어 올림픽이라는 무대에서 사자 입에서 뛰쳐나온 토끼가 됐다"고 기뻐했다.
모든 올림픽 일정을 마친 프림퐁은 "한국에서 하고 싶은 일이 많다"며 "아내와 딸도 와 있는데, 한국 음식을 먹고 다양한 문화체험도 하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프림퐁과 꼴찌를 다툰 선수는 스켈레톤판 '쿨러닝' 왓슨이었다.
왓슨은 1∼3차 시기 합계 2분40초52를 기록, 최종 29위를 기록했다. 그 역시 4차 시기에 나서지 못했다.

왓슨은 경기 후 "이 올림픽에 참가했던 것 자체가 의미 있다"며 "이제 내가 진정한 올림피언으로서 우리 자메이카의 역사에, 올림픽의 역사에 남았다"고 강조했다.
동계올림픽에서 자메이카가 거둔 성적은 빈약하지만, 그 역사와 발자취는 절대 가벼이 볼 수 없다.
잘 알려진 1993년 개봉 영화 '쿨러닝'은 자메이카 육상선수들이 겨울 스포츠인 봅슬레이에 도전하는 줄거리로 전 세계 스포츠와 영화 팬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자메이카는 이 영화의 배경이 된 1988년 캘거리 대회 첫 출전 이래 2006년과 2010년을 제외한 모든 동계올림픽에 봅슬레이 대표팀을 출전시키며 차곡차곡 역사를 만들었다.
유사한 썰매 종목이면서도 출전이 없었던 스켈레톤에 왓슨이 처음 발을 들였다.


왓슨은 어릴 적 단거리 육상선수로 활약하다가 2013년 스켈레톤으로 전향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38위로 실력은 아직 부족했지만, 오스트리아, 스위스, 프랑스, 룩셈부르크 등이 올림픽 출전권을 포기하면서 왓슨의 평창행이 이뤄졌다.
정확히 30년 전 봅슬레이 선배들이 미지의 땅에 도전했던 것처럼, 왓슨도 최초로 자메이카 국기를 달고 올림픽 스켈레톤 트랙을 달렸다.
원조 '쿨러닝' 팀은 당시 모든 팀의 모든 시기를 통틀어 홀로 1분 이상의 주행 시간을 한 차례 기록하는 등 좌충우돌했지만, 왓슨은 첫 도전에서 '면 꼴찌'에 성공했다.
왓슨은 "자메이카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자신감이 있고, 때로는 다른 선수들을 보면서 겸손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은 심리적, 육체적으로 굉장히 벅찬 상태지만, 도전은 이어갈 것"이라며 "헌신적인 태도로 4년 뒤에 있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겠다"고 선언했다.


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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