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팬들 관중석 가득 메우고 하뉴 연기에 환호
(강릉=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피겨 왕자' 하뉴 유즈루(일본)가 강릉아이스아레나를 뜨겁게 달궜다.
16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에는 석 달 만에 빙판에 오른 하뉴를 보기 위해 수많은 일본 팬이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
주로 여성들인 일본 팬들은 일장기와 하뉴의 이름을 적은 손팻말을 흔들며 웜업 때부터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두 손까지 모으고 숨죽여 하뉴의 연기를 기다리던 팬들은 하뉴가 첫 쿼드러플(4회전) 살코 점프에 성공한 데다 트리플 악셀까지 완벽하게 뛰자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하뉴가 마지막 쿼드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성공하자 강릉아이스아레나는 팬들의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하뉴가 마지막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마친 후 팬들은 하뉴가 좋아하는 캐릭터인 곰돌이 푸 인형을 일제히 던졌고, 은반은 순식간에 노랗게 물들었다.
인형을 줍기 위해 대기하던 어린이들 외에 정빙 도우미들까지 나서서 쏟아진 인형을 주워야 했다.
직접 곰돌이 푸 복장을 하고 관중석에 앉은 팬들도 수십 명에 달했다.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하뉴는 푸를 왜 그렇게 좋아하느냐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웃으며 "푸 티슈 상자를 들고 다닌 걸 시작으로 팬들이 푸 인형을 주기 시작하셨다"고 말했다.
이날 하뉴 다음으로 연기한 네이선 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하뉴 다음 차례로 나서면 좋은 점 한 가지는 빙판에 쏟아질 푸 인형들을 줍느라 내게 몸 풀 시간이 좀 더 주어진다는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도 하뉴를 향한 푸 인형을 줍느라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됐지만, 네이선 첸에는 큰 도움은 안 된 듯하다. 첸은 이날 점프 실수를 연발하며 완전히 무너져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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