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판 공수처장 'Ms.정의' 구하기…대통령도 가세

입력 2018-02-1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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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판 공수처장 'Ms.정의' 구하기…대통령도 가세
요하니스 대통령 "쾨베시 DNA 검사장, 해임 이유 안 보여…범법자들이 공격"
여당 "유력 정치인 대상 표적수사·증거조작…사임해야"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루마니아 집권당으로부터 해임 위기에 몰린 반부패청장 구하기에 대통령도 가세했다.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반부패청(DNA)과 간부진은 일을 잘하고 있는데, 법규를 위반한 사람들이 반부패청을 공격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고 말했다.
요하니스 대통령은 라우라 코드루차 쾨베시 반부패청장(45)의 해임에 반대 의사를 나타내며, 곧 투도렐 토아데르 법무장관을 만난다고 공개했다.
요하니스 대통령은 "이 시점에 쾨베시 검사장을 보직에서 해임할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토아데르 장관이 내 생각을 바꿀 만한 이유를 댈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했다.
토아데르 장관은 최근 취임한 비오리카 던칠러 총리와 소속 사회민주당(PSD)으로부터 쾨베시 검사장을 해임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토아데르 장관은 이르면 다음 주에 쾨베시 검사장의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루마니아 반부패청은 루마니아에 뿌리 깊은 부패를 척결하고자 2002년 설립한 사법기구다. 한국이 검토하는 '공직자비리수사처'와 같은 개념이다.
여성 최초, 최연소 루마니아 검찰총장 출신의 쾨베시는 2013년부터 반부패청을 이끌며 굵직한 부패수사를 기획하고 2015년 당시 현직 총리를 비롯해 정치 거물을 잇달아 기소하며 국민의 신뢰를 받았다.
루마니아에서 그는 '정의'(Mrs. Justice)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PSD는 2016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부를 구성한 후 반부패법 완화를 추진했으나, 강력한 국민적 저항에 밀려 미수에 그쳤다.
지난달 말 취임한 던칠러 총리는 반부패법 완화와 사법체계 개편을 밀어붙이며, 이에 걸림돌이 되는 쾨베시 검사장을 제거하려 하고 있다.
PSD는 쾨베시를 비롯한 반부패청이 유력 정치인을 대상으로 표적 수사를 하고, 증거를 조작한 혐의가 있다며 쾨베시 검사장의 사임을 요구했다.
PSD 실세 리비우 드라그네아 대표는 8개월 동안 자신이 추천한 총리를 2명이나 불신임하며 반부패법 개정을 강행할 태세다.
유럽연합은 최근 루마니아의 사법체계 개편과 반부패정책 후퇴에 우려를 나타냈다.
쾨베시 검사장은 앞서 14일 "반부패청은 언제나 적법하게 수사했다"며 사임 요구를 일축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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