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팀 코치, 학생들 대신 총맞고 숨져…"영웅적 죽음"에 지역사회 애도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들의 신원이 속속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이 학교 교사가 날아드는 총탄을 향해 몸을 던져 학생들을 구하고 숨진 사연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의 애도가 잇따르고 있다.
15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CNN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플로리다 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전날 발생한 총기 참극 사망자 17명 중에는 이 학교 풋볼팀 코치 애런 파이스도 포함됐다.
NYT는 총격사건 희생자들을 소개하면서 이 학교 출신인 파이스가 풋볼팀 코치 겸 학교 보안요원으로 근무하면서 평소 문제아나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겨워하는 학생, 아버지가 없는 학생들을 다독이며 보살펴왔다고 전했다.
늘 솔선수범해 남을 돕고 곤경에 처한 학생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까닭에 파이스는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 교사로 꼽혔다고 한다.
총격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생존 학생들에 따르면 파이스는 총성이 울리는 곳으로 달려가 여학생들을 향해 날아드는 총탄 앞에 몸을 던져 심한 총상을 입었다.
재학생 콜튼 하브(17)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파이스가 총성이 나는 곳을 향해 뛰어가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하브는 "현장에 있던 학생들로부터 파이스 코치가 여학생 3명에게 날아오는 총탄 앞으로 뛰어들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는 그런 분이다. 그는 반드시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먼저 챙겨야 하는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8살배기 딸의 아버지인 파이스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수술대 위에서 다시 깨어나지 못했다.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학생과 교직원, 지역사회 이웃들은 한결같이 "생전 자신의 삶과 다를 바 없는 영웅적인 죽음을 맞았다"고 애도했다.
이 학교 풋볼팀은 트위터에서 "그는 자신을 희생해 총격범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다 총격을 당했다. 그는 영웅적인 죽음을 맞았고 우리의 마음과 기억 속에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학생 채드 라이언스는 "파이스 코치는 인도와 가르침을 주는 놀라운 분이었고 나는 학교에서 그분과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파이스를 잘 아는 지역 경찰 스콧 이스라엘은 "애런의 장례식이 언제 열릴지, 얼마나 많은 어른이 참석할지는 모르지만, 청소년은 2천여명이 몰려들 것"이라며 "이 지역 아이들은 그를 사랑했다"고 말했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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