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 페이팔 창업자, 실리콘밸리 '좌편향·보수 불포용' 실망 LA로 이사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실리콘밸리 거물 가운데 유일하게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해 '트럼프의 남자'로 불렸던 거물 투자자 피터 틸이 결국 실리콘밸리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틸이 실리콘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로스앤젤레스(LA)로 집과 개인 투자회사를 옮기고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를 축소할 것이라고 틸의 지인이 전한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포브스 집계 기준 보유자산이 26억 달러(약 2조8천억 원)에 이르는 틸은 페이팔을 창업한 뒤 매각해 큰 부를 쌓았고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로 널리 알려졌다.
틸은 또 자신의 투자를 감독하는 틸 캐피털, 틸 파운데이션도 올해 LA 신사옥으로 옮길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와 함께 2005년부터 맡은 페이스북 이사에서 물러나는 것에 대해서도 가까운 지인들과 상의해왔지만 당장은 사퇴하지 않는 쪽으로 생각을 정리했다고 지인은 전했다.
틸은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 뒤 정권 인수팀의 자문위원을 받으면서 페이스북 이사를 함께 맡았던 리드 해스팅스 넥플릭스 최고경영자(CEO) 등 첨단산업 동료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틸은 최근 "트럼프 선거 이후 첨단산업 문화가 점차 보수정치 견해를 포용하지 않고 있다"면서 "정치적으로 걱정스럽다"고 말했고, 지난달 스탠퍼드대 토론에서는 "실리콘밸리는 일당 국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근 링컨 네트워크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첨단산업에 종사하면서 자신을 보수주의자라고 밝힌 근로자 가운데 3분의 1 이상은 동료들과의 의견충돌 때문에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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