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65세이상=노인' 아냐"…'60세 이후 현역' 늘리기 나선다

입력 2018-02-17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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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65세이상=노인' 아냐"…'60세 이후 현역' 늘리기 나선다
60대 초반 취업률 67% 목표…노인 빈곤 문제 '악화' 우려도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가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던 기존의 틀을 탈피하겠다고 선언하며 정년퇴직 연령인 60세 이후에도 현역으로 일하는 사람을 늘리기로 했다.
17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열린 각의(국무회의)에서 확정한 개정 '고령사회대책대강(大綱)'에 "65세 이상을 일률적으로 '고령자'(노인)로 보는 일반적인 경향은 현실적이지 않은 것이 되어가고 있다"는 내용을 새로 넣었다.



고령화 시대에 맞춰 정부가 나서서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던 오랜 사회적 인식을 깨고 나선 것이다. 고령사회대책대강은 향후 일본 정부의 고령화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5년에 한 차례씩 개정된다.
일본 사회는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빠른 속도의 고령화를 겪고 있다.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1996년 15.1%에서 올해 1월 27.8%로 급격히 늘었다.
15~64세의 생산가능 인구 역시 1995년 8천700만명이었던 것이 20년 뒤인 2015년 1천만명 줄어들었고, 그 사이 65세 이상 인구는 갑절인 3천500만명으로 늘었다.
노인이 늘어나고 이들을 부양할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들면서 일자리 부족 현상은 심각해져 구직자 1명 대비 기업들의 구인자 수를 뜻하는 '구인배율'은 지난 1월 기준 1.5나 됐다.



고령사회대책대강은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통상 60세인 정년퇴직 후에도 일하는 사람들을 늘리는 데 역점을 뒀다.
공적연금 수급 개시(65세) 연령의 연기 가능 시점을 '70세까지'에서 그 이후로 조정하는 한편, 일하는 고령자나 고령자의 기업 활동을 지원하고 고령자가 일하기 쉬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재택근무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16년 기준 63.6%였던 60~64세 취업자 비율을 2020년까지 67%로 올릴 계획이다. 또한 고령자 중 자원봉사 등의 '사회적 활동'을 하는 사람의 비율을 같은 해까지 80%(2016년 기준 남성 62.4%·여성 55.0%)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대강에는 이외에도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고 고령자의 사회적 고립 방지를 위해 대책을 마련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아베 총리는 전날 이와 관련해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희망에 따라 활약할 수 있는 '나이없는 사회'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이없는 사회'를 만들어 일하는 노인을 늘리겠다는 일본 정부의 이런 정책이 노인 빈곤문제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노인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확보되지 않은 채 '일하는 노인'을 당연시 해 사회 안전망을 갖추지 않는다면 빈곤에 허덕이는 노인들을 더 심한 고통으로 내몰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 총무성의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취업자의 70%는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2016년 일본 노인가구의 빈곤율은 27.0%로 2009년에 비해 2.3% 늘어나 이른바 '하류(下流)노인'(빈곤층 고령자)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건강한 고령자상(像)이 강조되면 '일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분위기가 퍼질까 우려된다며 "유유자적하며 지내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도라노몬(虎ノ門) 병원 오우치 야스요시(大內尉義) 원장의 이야기를 전했다.
오우치 원장은 "근육이나 심신의 활력이 저하된 사람도 있다"며 "고령자가 되면 (심신의 활력면에서) 개인차가 큰 만큼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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