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에서 최악의 점프 난조 후 프리에서 4회전 점프 추가해 승부수
(강릉=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점프천재' 명예회복을 위해 절치부심한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의 네이선 첸(미국)이 프리스케이팅에서 무려 6개의 4회전(쿼드러플) 점프를 뛰는 기염을 토했다.
첸은 17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개인 최고점 204.34점을 훌쩍 뛰어넘는 215.08점을 받았다.
이날 첸은 프리스케이팅 총 8개의 점프 가운데 6개를 쿼드러플로 구성했다.
공식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6개의 쿼드러플 점프를 성공한 선수는 네이선 첸이 처음이다.
첸은 첫 점프를 쿼드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로 뛸 예정이었으나 기습적으로 쿼드러플 러츠를 뛰었다.
쿼드러플 러츠는 5종의 쿼드러플 점프 중에서도 기본점수가 가장 높은 점프로, 올림픽 무대에서는 전날 쇼트 프로그램에서 빈센트 조(미국)가 처음 선보였다.
쿼드러플 러츠로 수행점수(GOE) 가산점까지 챙긴 첸은 이어 쿼드러플 플립-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쿼드러플 플립 점프를 연이어 뛰었다.
이후 쿼드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 쿼드러플 토루프, 쿼드러플 살코까지 3개의 쿼드러플 점프를 더 뛰었다.
쿼드러플 플립에서 착지하다 손으로 바닥을 짚은 것 외에는 대체로 깔끔하게 성공했다.
'점프 전체'의 명성을 되찾은 순간이었다.
중국계 미국인인 첸은 20016년 미국 피겨선수권대회에서 쇼트에서 2개, 프리에서 4개의 쿼드러플 점프를 뛰어 진보양(중국)에 이어 두 번째,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한 대회에서 6개의 쿼드러플 점프를 뛰었다.
이듬해 미국 피겨선수권에서는 피겨 역사상 처음으로 프리 스케이팅에서 러츠와 플립, 토루프, 살코까지 4개의 서로 다른 쿼드러플 점프에 성공하고, 프리에서 5개, 쇼트 포함 7개의 쿼드러플 점프를 랜딩한 선수가 됐다.
이어 쿼드러플 러츠까지 포함시켜 프리에서 5개의 서로 다른 쿼드러플 점프를 한 번에 뛴 것도 첸이 처음이었다.
점프킹의 명성이 아깝지 않은 활약을 이어가던 첸은 그러나 첫 올림픽이던 이번 올림픽에서 최악의 점프 난조를 보였다.
지난 9일 팀이벤트(단체전) 쇼트 프로그램과 전날 개인전 쇼트 프로그램 각각 3개의 점프에서 모두 크고 작은 실수를 했다.
쇼트 17위로 메달권에서 멀어지는 듯했던 첸은 프리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당초 첸은 프리에서 4개 또는 5개의 쿼드러플 점프를 뛸 예정이라고 말했고, 실제 제출한 프로그램에도 5개의 점프만 포함시켰으나 실제 경기에선 쿼드러플 러츠를 포함한 것이다.
과감한 정면승부로 첸은 점프천재의 명성을 되찾으면서 순위도 크게 끌어올렸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