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활주로 이탈…다행히 승객 100여명 중 사상자는 없어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노후한 이란 국내선 여객기가 바퀴 한쪽이 내려오지 않아 동체착륙 하는 아찔한 일이 벌어졌다.
16일(현지시간) 오후 6시30분께 이란 북서부 마슈하드 공항에 착륙하려던 이란 케슘에어 소속 포커-100 여객기가 왼쪽 바퀴가 내려오지 않는 고장을 일으켜 동체착륙 했다.
착륙하면서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했다.
이 여객기엔 100여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탔으나 다행히 케슘에어 측은 사상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착륙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여객기는 착륙했을 때 왼쪽 날개가 활주로와 마찰하면서 큰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이 항공기의 항로 데이터에 따르면 마슈하드 공항에 착륙하기 전 부근 상공을 맴돌다가 결국 착륙을 시도했다. 착륙 하강비행 도중 바퀴 고장을 알고 이를 해결하려다 결국 실패하자 동체착륙 한 것으로 보인다.
사고 여객기는 포커-100기종으로 1993년부터 운항했다. 케슘에어가 보유한 여객기 18대 가운데 4대가 같은 기종이다.
포커-100은 네덜란드 포커사가 1986년부터 생산한 중단 거리용 쌍발 제트엔진 여객기다. 1980년대 말까지 저비용 고효율 여객기로 인기가 높았으나 1990년대 들어 보잉, 에어버스에 밀려 1996년 포커사의 부도와 함께 단종됐다.
이란은 서방의 제재로 1979년 이후 민간 항공기와 부품 수입이 중단돼 외국 제3의 회사를 통해 중고 여객기를 수입한 탓에 평균 비행기 연수가 27년 정도로 항공기 노후에 따른 안전 문제가 심각하다.
핵 합의안이 이행돼 2017년 1월에서야 새 여객기(에어버스)가 수입됐다. 에어버스 여객기가 인도되기 전 이란에는 민항기 250대가 있었는데 이 중 88대가 고장 나 운항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란 여객기 조종사가 비상 착륙에 가장 능숙하다'는 농담 아닌 농담이 있을 정도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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