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앞서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발굴 평창 특별전 비공개리에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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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쾌지나칭칭 나네, 좋다∼! 쾌지나칭칭 나네, 좋지∼!"
빨간색 모자와 상의, 하얀색 하의와 신발을 착용한 여성 취주악단이 꽹과리 소리에 맞춰 한목소리로 외치더니 일제히 손에 들고 있던 악기를 입에 댔다.
트럼펫, 플루트, 클라리넷, 트롬본, 호른, 튜바 등 관악기들이 뿜어내는 민요 '쾌지나칭칭 나네'의 선율이 강원도 평창 상지대관령고등학교 교정에 울려 퍼졌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 중인 북한 응원단의 야외 공연이었다. 북한 응원단은 17일 오후 4시 40분께부터 약 30분 동안 평창 올림픽플라자 근처에 있는 상지대관령고 인조잔디 운동장에서 취주악 공연을 했다.
북한 응원단 가운데 취주악단 약 80명이 연주하고 나머지 응원단은 평소에 입는 빨간색 체육복 차림으로 주위에 늘어서 박수와 춤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폴리스라인 밖에는 수천 명이 모여들어 응원단의 공연을 관람했다.
북한 응원단의 취주악 공연은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 7일 방남한 북한 응원단은 8일 북한 선수단 입촌식 공연을 시작으로 13일 강릉 오죽헌 공연, 15일 강릉 올림픽파크 공연을 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지난 세 차례 공연과는 달리 취주악단이 아닌 나머지 응원단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한반도기를 하나씩 든 이들은 취주악단 앞으로 나와 다양한 춤을 선보였다.
두 명씩 짝을 지어 음악에 맞춰 앞뒤로 스텝을 밟거나 손을 잡고 한 바퀴 도는 등 춤을 춰 무도회와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추임새를 넣듯 "좋다∼, 좋지∼"를 연발하기도 했다. 여러 명이 일렬로 늘어서 앞사람의 어깨를 잡고 기차놀이 하듯 달리는 모습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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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대중에도 익숙한 북측 가요 '반갑습니다'로 시작한 공연은 '아리랑', '옹헤야', '쾌지나칭칭 나네' 등 메들리로 이어져 북측 가요 '다시 만납시다'로 끝났다.
취주악단이 장중한 느낌으로 '다시 만납시다'를 연주하자 일부 관람객은 이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섭씨 0도의 차가운 날씨에도 북한 응원단의 공연을 보러 온 시민과 외국인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공연을 보며 대부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높이 쳐들고 공연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촬영하는 사람도 많았다.
평창올림픽 경기 관람을 위해 서울에서 왔다가 북한 응원단의 공연을 보게 된 박정민(29) 씨는 연합뉴스 기자에게 "북한 사람을 처음 봐 신기한 느낌이었다"며 "북한만의 절도 있는 동작이 돋보인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공연에 앞서 북한 응원단은 상지대관령고 운동장에 설치된 가설 전시장에서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발굴 평창 특별전을 약 20분 동안 관람했다.
평창 특별전은 남북이 2007년부터 진행한 고려 시대 황궁 만월대 공동발굴의 성과를 토대로 만월대 중심 건물 '회경전' 등을 디지털 기술로 복원한 전시회다.
북한 응원단이 평창 특별전 관람에 열중할 수 있도록 경찰은 취재진의 입장을 막았고 응원단의 관람은 비공개리에 진행됐다. 응원단은 전시회 주최 측으로부터 만월대 복원 등에 관한 설명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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