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린 의료진 "터키군 진영 포격 후 6명 독가스 노출 증세"
"미국 백악관 관리 '터키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 희박 판단'"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 북서부 쿠르드 지역에서 터키군 진영의 포격 후 주민들에게 독가스 노출 증세가 나타나 화학무기 사용 의혹이 제기됐다.
터키는 화학무기 사용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17일(현지시간) 시리아 북서부 쿠르드 도시 아프린의 병원 의료진은 간밤에 이송된 환자 가운데 6명이 질식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고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이 보도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이들 환자는 호흡곤란, 구토, 피부 발진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전형적인 독가스 흡입에 따른 질식증세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도 지역 의료진을 인용해 환자 발생 보고를 전했다.
사나통신 보도에 따르면 16일 밤 터키군 진영의 포격 일부에 '독성 물질'에 혼합된 정황이 포착됐다.
터키정부 관계자는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터키 외교부의 한 소식통은 17일, 터키군은 시리아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한 적이 없으며, 터키 연계 반군이 그랬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터키가 쿠르드 지역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지극히 희박하다"고 판단한다고 한 익명의 백악관 관리가 AP통신에 전했다.
이 관리는 미국이 터키의 화학무기 사용설을 알고 있지만 확인할 수는 없으며, 민간인 보호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시리아내전 중 반군 지역에서 화학무기 노출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인명피해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
그때마다 시리아 친정부군의 소행에 무게가 실리며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조성됐으나 시리아정부는 화학무기 자체를 보유하지 않는다며 부인으로 일관했다.
지난해 시리아 북서부 칸셰이쿤에서 사린가스 노출로 74명 이상이 숨진 참사 후 시리아정부는 반군 조직의 화학무기 저장고가 파괴돼 벌어진 일이라며 반군에 화살을 돌렸다.
터키는 지난달 20일 아프린에서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몰아내는 군사작전을 시작했다.
군사작전 한 달이 가까운 이날까지 아프린주(州)의 7%가 터키군 통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군은 아프린 일대에서 YPG 조직원 등 1천595명을 제거하거나 생포했으며, 674개 목표물을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 집계에 따르면 아프린에서 약 80명과 국경 넘어 터키 쪽 주민 7명이 목숨을 잃었다.
터키군과 연계 반군에서 각각 31명과 200명이 전사했고, YPG도 160명 이상을 잃은 것으로 이 단체는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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