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도, 학교도, 담당기관도 플로리다총격범 제보 묵살·부실대응(종합)

입력 2018-02-18 10:45  

FBI도, 학교도, 담당기관도 플로리다총격범 제보 묵살·부실대응(종합)
버즈피드 "10대 3명, 학교에 총격범 위험성 알려"
플로리다 주당국, 2016년 총격범 조사하고도 "위험성 낮다" 판단



(뉴욕·서울=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강건택 기자 = 미국 플로리다 고등학교 총격범 니콜라스 크루스(19)의 위험 행동을 경고하는 제보가 잇따랐는데도 관계기관들이 모두 묵살하거나 부실하게 대응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온라인매체 버즈피드는 17일(현지시간) 크루스의 범행 가능성을 우려하는 결정적 제보가 학교 측에 접수됐지만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버즈피드에 따르면 다나 크레이그(16)와 매슈 로사리오(16), 에네아 사바디니(17)는 해당 학교에 크루스의 위험성을 제보했다.
사바디니는 크루스의 옛 여자친구와 사귀게 됐고, 이로 인해 크루스로부터 위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이그는 "우리는 크루스가 총기와 무기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사바디니와 크루스가 다투고 나서 학교에도 알렸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주(州) 아동가족보호국(DFS)이 2016년에 이미 크루즈를 조사하고도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바람에 범행을 예방할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플로리다 지역 매체인 선센티널의 보도에 따르면 DFS와 지역 사법당국은 2016년 9월 당시 18세였던 크루스가 소셜미디어인 '스냅챗'에 자신의 팔을 칼로 베고 총을 구입하고 싶다고 말하는 영상을 올린 사실을 파악했다.
DFS는 집으로 조사관을 보내 크루스와 면담했으나 "자신 또는 남을 해칠 위험이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기관은 당시 보고서에서 "크루스는 총을 살 계획이라고 언급했는데 무슨 이유로 총을 사려고 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만 언급했다.
미 연방수사국(FBI)뿐만 아니라 학교와 주 당국도 범행을 막을 기회를 놓친 셈이다. 다수의 기관이 사전 제보를 놓친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비난 여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초에는 크루스의 범행 계획에 대한 제보 전화가 FBI에 접수된 바 있다.
발신자가 제보 전화로 크루스가 총기를 갖고 있고 살인을 계획하고 있으며, 불안한 내용의 게시물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등 학교 총격 사건을 일으킬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지만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16일 성명을 통해 제보접수 사실을 확인하면서 "정보가 FBI 마이애미 지국에 전달돼 조사가 이뤄져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끔찍한 비극을 겪은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고통을 더 안겨드린 데 대해 깊은 유감을 전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시시피 주에 거주하는 한 유튜브 블로거는 지난해 9월 24일 '나는 전문적인 학교 슈터(총을 쏘는 사람)가 될 것'이라는 유튜브 메시지를 보고 이를 FBI에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시지는 총격범과 같은 '니콜라스 크루스'라는 이름으로 게시됐다. FBI는 제보를 받고 '니콜라스 크루스'라는 인물을 조사했지만, 누구인지 밝혀내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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