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략문제연구소 "통신장비·센서 집중적으로 배치"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에 박차를 가하는 중국이 남중국해의 한 인공섬을 그 일대 군사시설의 지휘센터로 활용하려 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아시아 해양 투명성 이니셔티브'(AMTI)에 따르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의 피어리 크로스 암초(융수자오<永暑礁>) 북서쪽에 최근 통신장비와 센서가 집중적으로 배치됐다.
중국 남부와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으로 둘러싸인 남중국해는 어업권과 자원 영유권 등을 놓고 인접국 간 분쟁이 끊이지 않는 해역이다.
중국은 스프래틀리 제도의 피어리 크로스 암초, 수비 암초(주비자오<渚碧礁>), 미스치프 암초(메이지자오<美濟礁>) 등 7곳을 인공섬으로 조성해 군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들을 계속 설치하고 있다.
지난해 가장 활발한 건설 공사가 이뤄졌던 피어리 크로스 암초에는 10만㎡ 부지에 3천m 활주로와 폭격기, 공중급유기, 수송기 등을 수용할 수 있는 격납고가 지어졌다.
이와 함께 통신장비와 센서가 반구형 돔에 장착된 송신탑 2개와 고주파 레이더 설비가 설치됐다.
군사 전문가들은 피어리 크로스 암초가 스프래틀리 제도에 조성된 인공섬을 기반으로 한 중국군 활동의 중심 기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군 총참모부 상교(대령) 출신의 군사전문가 웨강(岳剛)과 싱가포르 난양이공대의 콜린 코 교수는 "(피어리 크로스 암초 내 시설은) 중국이 조성한 인공섬 간 통신을 확보하는 데 쓰일 수 있다"면서 "나아가 인공섬과 다른 지역 간 통신 기지로도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의 정치 전문가인 리처드 헤이다리안 데라살레대 교수는 "피어리 크로스 암초는 스프래틀리 제도의 중심부에 있는 까닭에 1980년대부터 이 일대의 지휘센터가 될 가능성이 점쳐져 왔다"면서 "이제 우리는 그러한 예측이 현실로 드러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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