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계의 '포스트 아베' 주자 중 1명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독단적인 정치 방식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고 교도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이날 방송된 라디오니혼(日本)의 프로그램에서 "헌법9조(평화헌법)의 개정 논의도 그렇지만, 총리는 자민당 내에서 쌓아올린(논의한) 것을 무시하는 형태로 '나는 이렇다'고 말할 때가 가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작년 10·22 중의원 선거 직전 소비세 인상분을 유아교육무상화 등에 돌려 사용하겠다고 밝혔을 때 등을 사례로 들면서 "당 내에서 그런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었다. (기존 논의를) 완전히 뒤집어서 깜짝 놀랐다"고 비판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최근 일본 정계에서 일고 있는 '재량노동 제도' 관련 논란을 겨냥한 듯 "정책은 확실한 숫자를 바탕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아베 총리를 비판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재량노동 제도' 하의 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이 일반 노동자보다 짧다는 데이터가 있다"고 말했다가 실제로 그런 데이터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한 바 있다.
재량노동 제도는 실제로 일한 시간과 관계없이 미리 정해 놓은 시간 만큼의 임금을 노동자들에게 주는 제도다. 노동자의 자율성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이지만 실제로는 '수당 없는 노동 시간'만 늘린다는 비판이 많다.
아베 총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여당 내 야당'으로 불리는 이시바 전 간사장은 차기 총리 경쟁에서 아베 총리를 견제할 가장 강력한 후보 중 한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교도통신이 지난 10~1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사실상 다음 총리가 되는 차기 자민당 총재에 대한 적합도 질문에서 21.3%의 지지를 얻어 29.2%의 아베 총리를 추격했다.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