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카드, 프랑스 선수 최초로 동계올림픽 금메달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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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바이애슬론 황제' 마르탱 푸르카드(30·프랑스)는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크게 낙담하며 스키 스틱을 집어 던졌다.
경기 막판까지 시몬 쉠프(독일)에게 근소한 우위를 점했던 푸르카드는 결승선을 눈앞에 두고 조금씩 간격이 줄어드는 걸 느꼈다.
젖먹던 힘을 다해 결승선까지 질주했고, 마지막 순간 푸르카드와 쉠프 모두 스키 날을 앞으로 뻗었다.
바이애슬론의 결승선 통과 기준은 스키가 아닌 발끝이다. 지쳐 쓰러져 '패배 선고'를 기다리던 푸르카드는 사진 판독 끝에 자신이 승리했다는 걸 확인하고서야 크게 환호했다.
푸르카드는 18일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바이애슬론 남자 15㎞ 경기에서 35분 47초 3으로 골인, 이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2위 쉠프 역시 공식 기록은 35분 47초 3으로 똑같다. 사진 판독 결과 푸르카드가 대략 20㎝ 정도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 후 푸르카드는 자신이 왜 그렇게 낙담했는지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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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밴쿠버 대회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푸르카드는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한 2014년 소치 대회 매스스타트에서도 단 3㎝ 차이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푸르카드는 "4년 전 에밀 스벤센(노르웨이)에게 아깝게 졌던 장면이 떠올랐고, 이번에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승선을 통과한 순간 '이번에도 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아직 이겼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 방에 돌아가 내 전화기를 열어본 뒤 (축하 메시지를 확인하면) 실감이 날 것 같다. (앞서 금메달을 딴) 추적 경기 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라며 기뻐했다.
2014년 소치 대회 2관왕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2관왕에 오른 푸르카드는 프랑스 선수 최초로 동계올림픽 금메달 4개를 딴 선수가 됐다.
그는 "어릴 때부터 TV로 올림픽을 보며 자랐기 때문에 최고의 선수가 되었다는 게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간발의 차로 금메달을 놓친 쉠프는 "드디어 개인 종목에서 올림픽 메달을 따 기쁘다"며 "사진 판독 결과를 기다릴 때도 기뻤다. 어쨌든 3명의 선수만 얻을 수 있는 메달 아니냐"고 은메달에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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