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평창 공연 음향장비 문제로 취소…인제스피디움서 연주·율동
(인제=연합뉴스) 최재훈 류수현 기자 = 방남 13일째를 맞은 북한 응원단은 남은 평창동계올림픽 대회 기간에 선보일 '깜짝 공연'을 위해 19일 외부일정 없이 연습에 매진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오전 인제스피디움 내부에서 연습을 마친 응원단은 오후 5시 30분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공연할 계획이었으나, 마이크와 스피커 등 음향장비 설치 문제로 일정을 취소하고 인제스피디움에 남아 연습에만 몰두했다.
응원단은 이날 오후 2시 30분께 평창으로 출발하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하지만 공연장 장비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출발이 지연됐다.
결국 오후 4시께 공연 취소가 확정되자 응원단은 대신 호텔동 인근 인제스피디움 자동차경주장(서킷) 주차장까지 버스로 이동한 뒤 오후 4시 30분부터 약 45분간 연습했다.
버스에서 내린 이들은 곧바로 도열했고, 취주악단은 '아리랑'과 '고향의 봄' 등을 연주했다.
단원들은 4개의 원을 만들어 빠른 리듬의 북한 노래에 맞춰 율동하고 손뼉 치며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원 안에서 2명이 짝을 지어 마주 보고 사뿐하게 뛰면서 발동작과 손동작을 맞췄다.
흥을 돋우려는 듯 "휘이∼호오∼" 등과 같은 추임새도 넣었다.
짝을 지어 선보인 율동을 마친 뒤 다시 정확한 원을 그리는 모습에서 수년간 호흡을 맞춘 듯한 짜임새가 엿보였다.
이들은 고향의 봄 등 연주에 맞춰 독창하거나 5명으로 그룹 지어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오전에 취주악단은 호텔동 그랜드볼룸에서, 응원단은 서킷 주차장에서 각각 연습에 매진했다.
'반갑습니다', '아리랑', '청춘송가' 등 방남 기간 공연을 통해 선보였던 곡조를 다시 한 번 함께 연주했다.
북한 측 인솔자는 이날 연습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인제스피디움 측에 철저한 보안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공연장 세팅 등 공연 준비가 마무리 되지 않아 북측 응원단의 공연 일정을 조정했다"라면서 "향후 일정은 남북간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일 방남해 인제에 여장을 푼 북한 응원단은 8일 북한 선수단 입촌식 공연을 시작으로 13일 강릉 오죽헌 공연, 15일 강릉 올림픽파크 공연, 17일 평창 상지대관령고 공연 등 모두 네 차례 야외 공연을 소화했다.
응원단의 이날 공연 연습은 남북 단일팀 경기 일정이 끝나는 올림픽 대회 중·후반부에도 깜짝 공연과 응원전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북한 응원단은 남은 대회 기간 남북한 선수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25일 올림픽 폐막식에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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