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발하는 美총격사건으로 '피해자 네트워크'도 확대돼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미국서 수개월에 한 번꼴로 발생하는 대형 총기 참사가 희생자 가족을 하나로 묶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다른 이익단체에 비해 영향력은 덜하지만, 총기사건 유가족의 전국 네트워크가 갈수록 확장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랑하는 가족을 총격으로 잃었다는 것은 이들이 공유하는 동질의 아픔이자, 이들이 연대하는 출발점이다.
2012년 콜로라도 주 오로라의 영화관 총기 난사로 당시 24살이던 딸을 잃은 로니와 샌디 필립스 부부는 지난 14일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총격 사건이 나자 곧바로 현지로 달려가기로 했다.
희생자 가족과 함께 울어주고, 이들의 말을 들어주면서 '혼자가 아니다'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필립스 부부가 할 일에는 유가족에 대한 장례절차 조언, 심리상담가 소개는 물론 '피해자 돕기 모금활동'을 벌인 뒤 돈을 갖고 잠적하는 '사기꾼'으로부터 유가족을 보호하는 것 등 실질적인 것까지 포함돼 있다고 NYT는 전했다.
'에브리타운'(Everytown)이라는 단체가 필립스 부부와 같은 총기사건 유가족들의 전국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다.
1천500여 명의 회원은 버지니아텍, 샌디훅, 샌버나디노, 로즈버그에서와 같은 대형 총기사건은 물론 제대로 주목되지 않은 작은 사건들의 희생자 유가족, 또는 생존자들이다.
'에브리타운'은 자선활동가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조직·지원하는 총기규제 지지 단체다.
총기사건 피해자 네트워크는 '음주 운전에 반대하는 어머니회(Mothers Against Drunk Driving)'처럼 입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만큼 연방정부 차원에 강한 '입김'을 가진 상태는 아니다.
2012년 오리건주 포틀랜드 외곽에서 총격으로 어머니를 잃은 제나 윌은 "총격 사건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사람이 이 문제를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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